주주들 성토에 진땀 뺀 네이버 vs 제주도 효과? 카카오 주총엔 신임 대표도 불참
입력 2024.03.28 16:12|수정 2024.03.28 16:14
    부진한 주가, 경쟁력 약화 등 지적 이어진 네이버 주총
    "주가 책임 통감"한 김수연 네이버 대표
    카카오 주총, 제주도서 열려 일반 주주 참석 적어
    정신아 차기 대표 포함 임원진 모두 주총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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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국내 양대 IT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정기 주주총회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네이버는 "주가 때문에 고통스럽다"거나 "네이버의 혁신이 죽었다"고 성토하는 주주들을 달래느라 진을 뺐지만, 카카오는 주주총회를 제주도에서 개최한 탓에 10명 내외의 주주만이 참석했다. 카카오 주주총회에선 정신아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를 포함, 이사진이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 

      26일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1784에서 열린 네이버 제25회 정기 주주총회에선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부진한 주가에 대한 성토와 질문을 쏟아내는 주주들을 달래는 장면이 연출됐다.

      최수연 대표는 "주주들이 주가 지표에 대한 우려가 클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부분을 잘 인지하고 있으며 책임을 통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고개 숙였다. 

      최근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중국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 테무로 인한 네이버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최 대표는 "중국 이커머스업체가 거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알리익스프레스가 수수료를 무료로 하는 등 자금력을 앞세우고 있어 파급효과에 따른 전략은 고민 중에 있다"면서도 "가격 비교 플랫폼이 늘어나는 것은 위기일 수도 있지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광고부서에서는 중국업체와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웹툰의 미국 증시 상장 계획에 관해서도 우려 섞인 반응이 속출했다.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웹툰이 미국 상장 시 마케팅, 브랜딩 효과가 인지도 면에서 도움이 될 전망이며 네이버 주가에 일부 반영되지 않던 가치가 창출될 것이라는 믿음하에 상장을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28일 제주특별자치도 스페이스닷원에서 열린 카카오 주주총회는 상대적으로 조용히 진행됐다. 카카오는 매년 주주총회를 제주도에서 개최하는 탓에 여러 주주들이 참석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날 차기 대표인 정신아 내정자와 다른 임원진들이 모두 불참하기도 했다. 별도의 질의 응답 시간은 없었고 이의 제기 시간에 질문이 나왔다.

      "주주들이 원하는 것은 카카오의 주가 회복인데, 언제쯤 11만원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인가", "주가 하락의 원인 중 하나로 임원진 도덕적 해이가 꼽히는데, 신규 선임이 됐는데도 경영진 리스크가 나온다"는 질문에는 이달 임기를 마치는 홍은택 카카오 대표가 대답했다.

      홍은택 대표는 "제 이후 대표이사로 선임될 정신아 내정자와 신규 경영진들이 주주 이익 제고라는 본연의 목적에 따라 경영할 것을 확신한다"면서도 "신규 경영진 임명 등과 관련해 제가 말씀드리긴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상장 직후 70억원대 스톡옵션 평가 차익을 거둬 논란을 일으킨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새 최고기술책임자로 내정하고, 분식회계 혐의로 금융감독원이 해임을 권고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를 연임하며 쇄신 의지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받는 상황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날 주주총회에 새 임원진이 불참한 이유에 대해 "대표를 포함한 임원진이 주주총회에 참석할 의무는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