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최대 수출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신고가 경신…1분기 실적에 쏠리는 눈
입력 2024.04.01 14:42
    삼성전자·SK하이닉스, 나란히 52주 신고가 경신
    커지는 10만전자·20만닉스 기대감...증권가도 화답
    국내 반도체 수출 2년 만 최대…반도체 업황 개선
    5일 삼성전자·25일 하이닉스 실적발표에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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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국내 반도체 수출이 2년 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도체가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 본격 회복세로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곧 있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 발표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오후 1시 25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400원(0.49%) 오른 8만2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 8만3300원을 기록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달 28일 이후 3거래일 연속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같은 시간 전 거래일 대비 3700원(2.02%) 오른 18만6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장중 한때 19만500원까지 오르며 지난다 29일(18만3900원) 이후 1거래일만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국내 대표 반도체 관련주다. 반도체주의 주가가 상승하는 데는 최근 국내 증시를 이끌었던 '밸류업 프로그램'과 무관한, 반도체 업황의 회복이 있다는 설명이다. 저PBR 관련주가 소강상태에 접어든 현재, 국내 증시는 반도체주가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는 3월 수출입동향 자료를 발표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반도체 수출은 117억 달러로 131억 달러를 기록했던 지난 2022년 3월 이후 약 2년여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5개월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가면서, 반도체 업황이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높이며 '10만전자', '20만닉스'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1일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기존 9만1000원에서 10만7000원으로 17.6% 높였다.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높은 목표가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개선 폭이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그동안 아킬레스건으로 지적 받아왔던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도 실마리를 찾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증권가 컨센서스는 영업이익 5조639억원과 매출 72조4415억원이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90%, 14% 상승한 수치다. 

      이 연구원은 "디램(DRAM)과 낸드(NAND)의 비트 출하는 감소한 것으로 보이나 평균판매단가(ASP)가 각각 10%대 후반, 20%대 후반 상승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메모리 손익은 네 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 조 단위의 흑자를 기록하고 DRAM 매출에서 HBM 매출은 약 10%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20만원을 넘어 최대 23만6000원(다올투자증권)까지 목표가를 상향한 증권사도 나왔다. SK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증권사의 목표가 평균은 22만원 수준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업계에서 가장 먼저 8단 HBM3E 출하를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며, 하반기 경쟁사의 신규 진입 전망에도 엔비디아향 HBM의 높은 시장 지배력 (공급 점유율 80%)은 지속될 것"이라며 "업체간 AI 군비 경쟁이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 상승여력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업황 회복 기대감에 반도체주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만큼, 실제 1분기 실적이 이를 증명할 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5일에는 삼성전자가, 25일에는 SK하이닉스가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뚜렷한 매크로 이벤트가 부재한 가운데, 이들 회사의 실적은 국내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할 전망이다.

      한 증권사 시황담당 연구원은 "그동안 밸류업 프로그램이 국내 증시를 이끌었다면, 정부의 2차 세미나가 전까지는 반도체와 엔터 등의 주도 업종이 국내 증시를 이끌 가능성이 높다"며 "반도체주의 상승이 단기 이벤트에 그치지 않으려면 가장 먼저 예정된 삼성전자의 실적이 시장의 눈높이에 부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