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1분기 사실상 적자전환…"2분기도 수익성 개선 쉽지 않다"
입력 2024.04.25 11:47|수정 2024.04.25 11:47
    美 세액공제 제외 시 영업익 316억 적자
    "전기차 수요회복 생각보다 시간 걸릴 것"
    CAPEX 축소 수정 계획…"선택과 집중"
    폴란드 공장 가동률 하향 조정으로 고정비 커져
    •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5% 급감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첨단세액공제(AMPC) 수혜분을 제외하면 사실상 적자전환했다.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에 따른 여파가 실적으로 직결된 영향이다. 

      LG엔솔은 1분기 매출 6조1287억원, 영업이익 1573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9%, 75.2% 감소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관련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규모는 1889억원으로, 이를 제외하면 영업손실 316억원을 기록했다.

      이날 진행된 컨퍼런스콜(컨콜)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전기차 수요 둔화 등 변수로 인해 상반기까지 유의미한 실적 개선이 이뤄지기 어려우며 수요 회복에도 생각보다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LG엔솔은 "고도 성장 과정에서 겪어야 할 일시적 진통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기존 설비투자(캐펙스·CAPEX)를 축소 수정하는 등 효율화 과정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에도 리튬 등 주요 메탈가 하락에 따른 판가 영향이 남아있고, 유럽을 중심으로 고객 수요 회복에도 다소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고객사 신차 출시로 인한 합작법인(JV) 물량 증가가 예상돼 2분기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나, 당초 기대했던 수준에는 못 미칠 가능성이 있다"면서 "메탈가 하락에 따른 원재료비 래깅(원재료 투입 시차) 영향은 2분기 기점으로 종료될 것 같지만 2분기까지 영향 미치고 있어 1분기 대비 유의미한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에 올해 CAPEX 규모를 축소 수정했다. 이창실 CFO는 "당분간 대외 환경과 전방 시장의 수요 개선에 대한 가시성이 크지 않은 것 같다"며 "투자 우선순위를 철저히 따져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다소 낮추고자 한다"고 말했다. LG엔솔은 지난 컨콜에서 올해 CAPEX를 지난해 (10조9000억원) 수준으로 집행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폴란드 공장 가동률 또한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정재욱 LG에너지솔루션 기획관리담당은 "유럽의 경기 불황, 보조금 축소,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 심화 등 복합적인 대외 환경 요인들로 인해 유럽 내 전기차 수요가 줄어들었다"며 "이에 따라 LG엔솔도 지난해 4분기부터 폴란드 공장 가동률을 하향 조정, 현재까지 고정비 부담이 상당히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엔솔은 부진한 전기차 시장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하이브리드차량(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에너지저장장치(ESS)와 같은 타 애플리케이션으로의 공정 전환 등을 내세웠다.

      강창범 LG에너지솔루션 최고전략책임자(CSO)는 "2030년 기준 전기차 침투율 전망은 기존 50% 이상에서 최근에는 40% 중반 내외 수준으로 하향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며 "성장 잠재력이 높은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기회를 적극 확대하고 보급형 전기차 솔루션을 중점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고전압 미드니켈,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제품을 출시하고 가격 경쟁력이 좋은 46파이(지름 46㎜인 배터리) 원통형 배터리 제품을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