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업’에서 갈린 HD현대마린 기관 물량 배정…국내 기관들 '한숨'
입력 2024.04.26 07:00
    수요예측 결과 대비 국내 기관들 “배정량 저조”
    락업서 희비갈린 듯…해외 물량 비중에 의문도
    상장일 매집 나설까…”패시브 아니고서야 굳이”
    •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HD현대마린솔루션의 기관투자자(이하 기관) 대상 수요예측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그런데 국내 기관들의 표정이 좋지만은 않다.운용사들 사이에서 예측한 수준보다 공모주 물량을 많이 받지 못했다고 토로가 이어지면서 ‘물량 배정 양극화’를 예측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16일부터 22일까지 진행한 국내외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 201.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총 공모금액이 7423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대부분의 국내외 기관들은 공모가 희망밴드 상단인 8만3400원 이상의 가격을 써냈다. 의무보유확약(이하 락업) 물량도 전체 신청물량의 46%다.


      다만 국내외 기관들의 락업 신청 규모는 차이가 난다. 전체 국내 기관의 절반 이상이 락업을 건 반면 해외 기관 수요예측 참여 건수의 85% 정도가 미확약 물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별 국내 기관에 배정된 물량은 그리 많지 않은 분위기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해외 기관에 더 많은 물량이 배정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급 관계자는 “공모 금액 기준으로 보면 지금 받은 공모주 물량보단 더 많이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라며 “우리를 비롯해 생각한 수준보다 물량을 미약하게 배정받은 국내 기관들이 주변에 많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내 기관들은 경쟁률 200대 1 수준이면 생각보다 낮은 만큼 과배정가능성을 염두에 두기도 했다”라며 “그런데 배정이 생각보다 많이 나오지 않으면서, 해외 기관들에 물량을 많이 줬을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배정물량 대비 참여 국내 기관 수가 많은 탓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해외 기관들을 대상으로 주관 및 영업에 나섰을 외국계 증권사 UBS증권과 JP모간이 배정받은 주식수는 총 204만7000주로 전체의 46%다. 반대로 국내 기관에 할당된 배정물량은 전체의 54%다. 국내와 해외 기관은 각각 1805곳, 219곳이 수요예측에 참여했다.


      다만 락업을 건 비중은 해외 기관들보다 국내 기관들이 더 높았다는 점에서 비교적 넉넉한 수준의 물량 배정을 기대해볼 법 했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주관사 측은 원칙대로 배정했다는 입장이다. 국내 배정 물량이 한정된 가운데, 락업을 길게 건 기관들을 중심으로 많은 물량을 가져가면서 일부 격차가 벌어졌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발행사들이 장기투자 의지가 있는 기관에 많은 물량을 주려는 의지가 있는 경우가 다수라는 설명이다. 과거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상장할 당시에도 장기투자를 약속한 기관에 타사 대비 10배(신청 물량 대비 비율 기준) 차이가 나는 물량이 배정된 전례도 있다는 설명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25일부터 이틀간 일반 공모청약 절차를 밟고 있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25일 기준 일반 청약 증거금은 1조원 이상 들어온 상태다. 업계 관계자들은 청약 마지막날인 26일 20조~30조원 수준의 증거금이 모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배정 수량을 충분히 받지 못한 국내 기관들이 상장 당일 HD현대마린솔루션 공모주 물량 추가매집에 나설지 여부에 귀추가 모아진다.

      
일단 국내 운용역들은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 운용역들이 추가 매집에 나설 가능성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다만 상장 당일 HD현대마린솔루션의 주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주당 단가가 중요한 공모주 펀드 운용역들은 쉬이 움직이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향후 지수 편입 가능성이 있는 만큼 비율을 맞춰야할 패시브 펀드라면 비율적으로 맞춰야해서 추가로 매집할 순 있겠지만 공모주 펀드에 추가로 담을 필요까진 없어 보인다“라며 ”향후 3개월, 6개월 등 락업기간이 끝날 때쯤 기관들이 추가 매집에 나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