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손사래치는 실무진들…금감원장 교체설에 검사 동력 잃을까
입력 2024.04.30 07:00
    취재노트
    금감원·금융위·행안부 감독 공조 한다지만
    실효성 얼마나 될지 의구심 커...인력 부족
    금감원장 거취도 촉각...정치적 동력 줄어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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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 윤수민 기자)

      새마을금고의 건전성 문제를 두고 우려섞인 시선이 이어지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감독 기능이 제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는 의견이 많다. 새마을금고의 감독 기능이 금융감독원(금감원)이나 금융위원회(금융위)에 넘어오지 않는 한 제대로 된 검사가 진행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여기에 이복현 금감원장의 대통령실행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새마을금고 검사를 둘러싼 정치적 동력이 흐릿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월, 새마을금고를 관리 감독하는 행정안전부는 금융위원회(금융위)와 금융감독원(금감원), 예금보험공사 등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금융당국이 새마을금고를 상시 모니터링 하도록 해 건전성 감독 과정에서 손을 맞잡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작년 말 금감원은 새마을금고 전담팀을 만들어 올해 4월 초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새마을금고의 관리 및 감독이 타 금융기관 수준으로 변화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여전하다. 전담팀을 만들었다고는 하나 금감원 내에서 새마을금고 검사를 담당할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데다, 완전한 감독기능 없이는 행안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탓이다. 

      지난 4월, 총선 직전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당선인의 새마을금고 편법대출 의혹이 일었을 당시 업계에서는 ‘불법대출이 어디 한 두건이겠나’하는 반응이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새마을금고는 그동안 금융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다. 새마을금고는 금융사임에도 금감원이나 금융위가 아닌 행정안전부 소속인 탓이다. 수십년간 금융사 감독에서 비껴나 있었던 만큼 금융당국의 눈높이에서 들여다보면 손대야 할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의견이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새마을금고 검사를 달갑게 나가려고 하는 실무진이 있을까 싶다”라며 “그동안 켜켜이 쌓여있던 시스템 미비나 운영상의 허점들을 어디에서부터 바로잡아야 할지 엄두가 안 날 것”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현재 밀린 검사가 많아 인력이 부족한 점도 금융당국이 부담감을 느끼는 요인이다. 현재 금감원은 농협금융 검사에 사활을 걸고 있다. 또 시중은행의 홍콩ELS(주식연계증권) 분쟁조정위원회 개최, 제재심의위원회 등도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 저축은행의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이나 부당대출, 미공개정보 이용 등 내부통제 관련 문제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당장 금감원이 행안부나 금융위 등 여러 이해관계자가 엮인 새마을금고 이슈에 발 벗고 나설 유인이 크지 않은 셈이다. 금감원은 새마을금고를 감독할 실질적 권한이 없어 제재권을 마음대로 행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새마을금고 관련 조치가 향후 금감원장 거취나 정무적 분위기로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4월 총선 전 정치적 이슈와 맞물리며 새마을금고 검사가 진행됐는데 이후 여론 주목도가 떨어진다면 관련 제재가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지 않겠냐는 의견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이 한 두건의 검사만 진행하는 것도 아닌데 검사 속도나 이후 조치 과정이 사안 별로 다르게 적용될 수밖에 없다”라며 “국회나 여론에서 이슈가 되면 (금융당국에서도) 더욱 주의깊게 보지 않겠나. 다만 반대의 경우엔 진도가 더딘 사례도 많다”라고 말했다. 

      결국 새마을금고의 감독 기능이 행안부에서 금융당국으로 넘어와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본질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부처 간 권력관계를 감안하면 현실성은 크지 않다. 행안부는 인사권이나 부처 배치 권한을 가지고 있어 부처 중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마을금고와 같은 규모가 큰 금융사를 관리 및 감독할 권한을 금융위나 금감원 산하로 내보낼 유인이 크지 않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새마을금고는 금융당국이 오롯이 책임지고 감독할 권한을 갖기 전까진 풀기 어려운 골치 아픈 문제”라며 “그렇다고 행안부가 새마을금고를 넘기자니 인사 적체나 부처간 세력 문제 등을 감안하면 현실성이 없어 근본적 해결이 될지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