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접촉 늘리는 삼성SDS…달라진 행보에 관심 커진 기관투자가들
입력 2024.05.08 07:00
    작년 발표한 생성AI 서비스 출시…계열 전체 공급 예정
    계열 캡티브 확대 기대감에 목표주가 올려잡는 증권가
    확 늘어난 해외 IR…"삼성전자도 아니고, 처음 있는 일"
    이재용 회장 지분 9% 활용도 확대 등 관심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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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삼성SDS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개인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다. 실적이나 주가 흐름에 따라 그룹 내에서 여러모로 활용도가 높은 회사로 꼽힌다. 올 들어 지난해 예고한 신사업을 구체화하며 기관투자가와 접촉을 늘리고 있다. 자연히 달라진 행보에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일 삼성SDS는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잠실캠퍼스에서 Gen AI(생성형 인공지능) 미디어데이를 열고 향후 전략과 사업 방향을 발표했다. 작년 예고한 자체 생성 AI 서비스 패브릭스(FabriX)와 브리티 코파일럿을 출시하며 신사업 확대를 알리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각 서비스는 이번 분기부터 그룹 계열사에 순차로 공급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선 삼성SDS 실적 전망을 높여잡고 주가 기대감에 불을 지피고 있다. 최근 미래에셋증권은 삼성SDS의 목표주가를 기존 20만원에서 24만4000원으로 수정했다. 현재 16만원 안팎인 주가가 향후 최대 50% 이상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증권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지난달 이후 22만원 이상 목표가를 제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주된 근거는 삼성SDS와 같은 그룹 시스템통합(SI) 계열사가 신사업을 늘리면 캡티브(전속 매출) 수혜가 기대된다는 점이다. 삼성SDS 사업은 크게 IT 서비스와 물류 두 축으로 나뉘는데, 추진 중인 신사업은 모두 IT 서비스에 속한다. 물류 사업에 비해 수익성이 4~5배가량 높아 매 분기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남기고 있다. 시장에선 IT 서비스 매출 비중이 올해 중 50%를 넘겨 내년까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를 거치면서 삼성SDS의 그룹 캡티브 매출은 80%, IT 서비스 사업 비중은 40% 이하까지 떨어졌었다. 지금 이걸 종전 수준으로 복원하는 과정"이라며 "SI 계열 특성상 실적이 좋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시장에서도 주가 상승 기대감이 높다"라고 말했다.

      실적을 끌어올리는 한편으로 투자자 설명회(IR)도 눈에 띄게 늘었다. 

      삼성SDS는 지난 수년 매 분기 실적 발표회를 제외하면 IR 행사를 연 적이 없었다. 그러나 작년 4월 생성 AI 신사업 예고와 함께 이 같은 기조가 뒤집혔다. 2023년에만 외국계 투자은행(IB)이 주관하는 해외 IR 일정을 10여 차례 안팎 소화한 것으로 파악된다. 올 들어 빈도는 더 늘어나고 있다. 연초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건을 시작으로 이달 중에는 UBS,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여는 해외 IR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외국계 IB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아니라 삼성SDS가 해외 논딜로드쇼(NDR) 참석을 요청하는 것 자체가 처음 있는 일"이라며 "통상 SI 계열사 사업 구조는 그룹사 기반, 내수에 한정된 형태라 해외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자연히 삼성SDS가 실적과 주가 관리에 힘을 쏟는 배경으로 시선이 모이고 있다. 

      최근 국내 연기금 등 대형 기관에서도 삼성SDS 행보를 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SDS는 그룹 지배구조나 이 회장을 포함한 일가 상속세 납부 등에서 역할이 큰 계열사로 통한다. 이 회장은 여전히 삼성SDS 지분을 9.20% 보유하고 있다. 삼성SDS의 존재감이 커지는 만큼 통상적인 기업 분석 외 오버행·지배구조 변동 가능성 등을 여러 각도에서 따져볼 필요가 높아졌단 얘기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이미 작년부터 그룹 차원에서 삼성SDS 주가 부양에 들어갔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라며 "기업 가치가 오르면 단순 블록딜 외에도 주식담보대출이나 지분스왑, 현물출자 등 방식으로 이 회장 보유 지분 활용도가 올라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