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EQT파트너스 지분 5.23% 매입 논의 속도전
입력 2025.05.02 14:55
    EQT와 지분 매입 가격 두고 논의 진행 中
    인수금융 중순위 투자자들 마지노선은 28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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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EQT파트너스(이하 EQT)의 교보생명 지분 5.23% 매입을 위한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교보생명 지분 5.23%를 되사들이기 위해 EQT와 조건을 논의 중이다. 양측은 매입 가격을 두고 어느 정도 진전을 이룬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신 회장과 EQT는 매입 조건들에 대해 일정 부분 협의가 이루어진 상태"라고 전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EQT는 그간 풋옵션 산정 여부를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IMM 프라이빗에쿼티(이하 IMM PE)와 EQT는 주요 출자자(LP)와 대주단을 고려해 투자손실이 발생하지 않는 수준에서 매각가가 형성되어야 한다는 견해를 고수해왔다.

      특히 EQT의 경우, 공격적인 차입금 활용으로 인수금융 규모가 원금에 맞먹는 2630억원 수준까지 확대됐다. 이로 인해 주당 28만5000원 아래로는 지분을 매각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 이는 인수금융 중순위 투자자들이 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최소 금액선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신 회장 측이 EQT의 가격 조건에 어느 정도 보조를 맞춘 것으로 추정된다. 신 회장은 현재 증권사들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교보생명 지분을 담보로 맡기고, 이를 기반으로 대출을 받아 재무적투자자(FI)들의 지분을 순차적으로 인수하고 있다.

      이미 어펄마캐피탈은 19만원대에 지분을 처분했다. 어피너티 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너티)와 싱가포르투자청(GIC)은 보유 지분을 각각 주당 23만원대에 매각했다. 이로 인해 교보생명의 평균 매입 단가는 20만원대 초반 수준으로 낮아진 상태다.

      따라서 IMM PE와 EQT의 지분을 비교적 높은 가격에 인수하더라도 전체적인 평균 단가는 크게 상승하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신 회장이 보유한 담보는 교보생명의 43% 수준으로, 담보 여력이 충분해 EQT의 지분을 주당 30만원 수준에 매입하더라도 큰 부담이 없다는 관측이다.

      신 회장이 이번에 EQT 지분까지 매입한다면, 풋옵션 갈등을 벌이는 FI는 IMM PE만 남게 될 전망이다.

      다만, IMM PE와의 협상은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 주요 LP인 국민연금을 의식해 절차적 공정성 확보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신 회장과 FI 간 가격 조율을 위한 풋옵션 절차가 공식적으로 진행되어야만 협상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IMM PE 역시 원금 회수를 위해서는 주당 30만원 이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로써 신 회장은 FI들과 벌여온 풋옵션 분쟁 종결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됐다. 신 회장은 앞서 GIC·어피너티·IMM PE·EQT 등 FI를 유치하며 기업공개(IPO) 실패 시 지분을 매수하기로 계약했으나, IPO가 무산되자 이를 거부하면서 법적 분쟁으로 이어졌다.

      이에 대해 교보생명 측은 "EQT파트너스와 협상이 진행되고 있지만 진전사항에 대해선 확인된 바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