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부정적' 기조,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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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이하 S&P)는 석유화학, 이차전지, 철강 등 상반기 부정적 등급 액션이 많았던 가운데 하반기에도 많은 섹터에서 등급 하방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기업들은 미국 관세, 전기차 밸류체인, AI 붐, 과잉공급 등 구조적 변화에 직면해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3월 S&P는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의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하는 등 올해 들어 철강과 석유화학, 이차전지 등의 업종은 부정적 방향의 레이팅 액션이 계속되고 있다.
박준홍 S&P 상무는 "반도체 등 실적 회복세를 보이는 섹터도 일부 있지만 전반적으로 많은 섹터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현재 국내 기업들은 미국 관세와 전기차로의 전환, AI의 빠른 성장, 과잉공급 등구조적인 변화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관세 정책 시행으로 인한 영향이 더 커질 수 있어 하반기 수출 지표 등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박 상무는 다수의 기업들이 전기차로의 전환을 자신하고 투자를 단행한 것과 달리, 수요가 올라오는 속도가 더뎌 전기차 밸류체인의 익스포저가 많은 기업들에 대한 레이팅 액션도 많아지고 있다고 짚었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AI의 대표적인 수혜기업으로는 SK하이닉스가 꼽혔다. 박 상무는 "최근 SK하이닉스의 실적과 재무 등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면서 "같은 반도체 업종이라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행보가 확연히 구분되면서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추월했다"고 말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표적인 업종인 석유화학과 관련해서는 과잉공급 이슈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과 중동 등을 비롯한 과잉공급이 이어지면서 국내 업체들의 수익성이 상당히 하락했고, 구조적인 문제로 단기간 내 회복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 상무는 '부정적' 방향으로의 등급 조정이 이어졌던 상반기 기조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에 전체적으로 부정적인 예측을 많이 했음에도, 하반기나 향후 12개월을 고려할 때 하방 압력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