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 합병 주총 통과…통합 법인 12월 출범
입력 2025.10.23 11:39
    각사 주총서 98.5%·87.6% 찬성
    합병비율·매수청구액 조건 충족
    2035년 매출 37조원 목표
    •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가 23일 각각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합병안을 승인했다. 통합 법인은 오는 12월 1일 'HD현대중공업'으로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양사의 합병안은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 찬성률을 포함해 HD현대중공업 98.54%, HD현대미포 87.56%로 가결됐다.

      이번 합병은 HD현대그룹 내 조선사업 재편의 일환이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8월 양사 합병 계획을 발표하며 "K-방산 선도와 초격차 기술 확보, 시장 확대를 위한 전략적 조치"라고 밝힌 바 있다. 양사는 울산을 거점으로 한 상선 및 특수선 건조 역량을 통합해 함정·특수목적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이번 합병을 승인했다. 계열사 간 결합으로 지배구조 변동이 없고, 시장 경쟁 제한 우려가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HD현대그룹은 합병 승인 이후 주식매수청구권 한도를 1조5000억원으로 설정했으며, 실제 행사 규모는 이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합병 비율은 HD현대중공업 1 : HD현대미포 0.82 수준이다. 합병 이후 존속법인은 HD현대중공업으로, HD현대미포는 소멸된다.

      양사는 합병을 통해 함정 건조 역량을 확대하고 방산 부문 매출 비중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HD현대중공업이 보유한 함정 건조 기술과 프로젝트 관리 노하우에, HD현대미포의 중형 도크·설비·인력을 결합해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양사의 연구개발(R&D)·설계 부문 통합도 병행된다. 통합 HD현대중공업은 함정과 쇄빙선 등 특수선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신기술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HD현대그룹은 이를 기반으로 2035년 매출 37조원을 제시했다. 이는 2024년 예상 매출 19조원의 두 배 수준이다. 

      통합법인 출범 이후에는 조직 정비 및 사업 통합이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HD현대중공업은 울산 내 도크 배치와 설계조직 효율화, 신규 수주 전략 재편을 병행해 내년 상반기까지 주요 사업구조 통합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합병으로 HD현대그룹은 비상장사 현대삼호중공업을 포함, 3개 조선 자회사 체제를 재편하게 됐다. 방산·특수선 중심의 HD현대중공업, 상선 중심의 현대삼호중공업, 엔진·플랜트 중심의 현대두산인프라코어 등으로 역할이 구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