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선임 후 자회사 인사 전망…핵심은 투자·운용 계열사
생산금융 핵심인 우투증권·자산운용 3사 거취 주목
자산운용 대표 교체한 신한…우리금융도 변화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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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지주 전반에 '생산적금융'이 화두가 되면서 증권·자산운용 계열사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임기 만료를 맞는 우리금융 계열사 CEO 향방이 주목된다.
앞서 우리금융이 발표한 생산적금융 계획에서 계열사들의 역할을 고려하면 기존 CEO들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지만, 반대로 신한금융이 자산운용 대표를 교체하며 조직 재편에 나선 만큼 우리금융도 변화 카드를 꺼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이르면 이달 말 차기 회장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자회사 CEO 인사는 회장 선임 이후에 단행될 전망이다. 각 자회사 CEO의 임기는 연말까지지만, 실제 인사 발표는 올해를 넘길 가능성도 거론된다.
올해 임기 만료를 앞둔 우리금융 자회사 대표는 총 10명이다. 지난해 부당대출 사고로 조직 전반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 임기가 만료된 6개 자회사 CEO를 모두 교체하고, 임기 또한 기존 2년에서 1년으로 단축한 영향이다.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대표는 기동호 우리캐피탈 대표,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 김범석 우리자산신탁 대표, 이석태 우리저축은행 대표, 최승재 우리자산운용 대표, 강신국 우리PE자산운용 대표, 김건호 우리에프앤아이 대표, 정현옥 우리신용정보 대표, 유도현 우리펀드서비스 대표, 김백수 우리에프아이에스 등 10명이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창규 우리파트너스 대표를 포함하면 총 11명으로 늘어난다.
업계에서는 임 회장의 연임 여부가 자회사 CEO 거취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임 회장이 연임 승부수로 던졌던 '생산적금융' 프로젝트의 전면에 서 있는 우리투자증권 및 우리자산운용, 우리PE자산운용, 우리벤처파트너스 등 투자·자본시장 계열사의 리더십이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임 회장이 직접 영입한 인사로 알려진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임 회장은 생산적금융 간담회 등에서 우리투자증권을 모험자본 공급의 핵심으로 언급하면서 조 단위 증자 가능성을 거론했다.
임 회장은 지난 9월 생산적금융 간담회에서 "증권이 투자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며 "현재 1조1000억 규모로는 투자 여력을 키우는 게 어렵지 않겠나 싶어서 증자를 검토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리투자증권의 빠른 성장세를 강조하면서 "(우리투자증권이) 본격적인 투자업을 시작한 게 3월"이라며 "IB나 S&T 등의 업무를 시작한 게 반년이 조금 안 됐지만 여러 실적이 지주회사 하나보다 빠른 속도로 올라오고 있다"라며 남 대표에게 힘을 싣기도 했다.
임 회장은 우리투자증권 뿐만 아니라 우리벤처파트너스, 우리PE자산운용, 우리자산운용 등 자산운용 계열사 3곳의 역할도 강조했다. 자산운용 계열사는 국내외 자금 5조원을 5년 동안 조성해 미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부문에 투자하게 된다. 우리자산운용은 최근 우리금융이 발표한 2000억원 규모 '그룹 공동투자 펀드 1호' 등 자회사가 조성한 펀드의 운용주체로 나섰다.
이처럼 '생산적 금융' 기조가 강해질 경우 투자·자본시장 부문 계열사 CEO들의 전략 연속성을 유지하는 '연임론'이 힘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최근 환율 등 변수가 커진 상황에서 생산적금융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리더십 교체보다 안정적 체제 유지가 낫다는 판단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
반면 신한금융이 최근 자산운용 CEO를 교체하며 비은행 조직에 새 피를 수혈한 것은 금융지주 인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생산적금융으로 금융지주 내 자산운용 역할이 커지는 상황에서 신한이 '전략적 리빌딩'을 택한 만큼, 우리금융도 생산적금융 기조에 맞춘 전면 쇄신을 선택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특히 성장형 투자·대체투자 확대 등 정책환경이 바뀌는 시점에서, 신임 회장이 올 경우 본인의 철학을 반영한 새로운 인물을 전면에 세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자회사 대표는 통상 최소 2년 임기를 보장받는 경우가 많아 이번에도 연임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임종룡 회장이 생산적금융의 핵심 축으로 지목한 계열사들은 정책의 연속성을 고려해 현 체제가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