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에이션 시각차는 여전…가격 협상이 변수
PF 규제 강화 등 비우호적 환경 속 수익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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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턴투자운용이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는 가운데 키움증권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키움은 부동산운용사 인수를 통해 대체투자 부문 강화를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는 있지만, 인수 가격 부담이 여전한 상황으로 고민이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부동산 자산운용업계 2위인 마스턴투자운용은 현재 2대 주주 유치와 경영권 매각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복수의 원매자로부터 제안을 받고 있다.
최근 시장 일각에서는 '매수자 실사 완료'나 '인수 계약 임박설'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마스턴 측은 실사가 마무리된 단계가 아니며 구체적인 투자 조건 역시 확정된 바 없다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상황은 다양한 제안을 동시다발적으로 검토하는 초기 단계의 협의 과정으로 풀이된다.
키움증권 역시 지난해부터 경영권 인수를 염두에 두고 논의를 이어오고 있지만, 실제 진척 상황은 다소 더딘 것으로 전해진다. 양측의 발목을 잡는 핵심 변수로는 기업가치(밸류에이션)에 대한 시각차가 꼽힌다. 최근 업계 1위인 이지스자산운용이 원매자들로부터 시장 예상보다 높은 PBR(주가순자산비율) 2배 수준의 가치를 인정받자, 2위 사업자인 마스턴 대주주 측도 이에 준하는 몸값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다만 투자업계에서는 부동산 시장 전반이 위축된 상황에서 업계 1위의 멀티플을 2위 사업자에게 그대로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키움증권이 마스턴운용에 관심을 보이는 건 대체투자 부문 시너지 효과를 노리기 위함으로 보인다. 높은 브로커리지 의존도는 키움증권의 약점으로 꼽혀왔다. 이를 개선하고자 수년간 IB 부문 투자를 지속한 가운데 작년 발행어음 사업인가를 받으면서 IB 부문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특히 부동산 금융이 침체기에 접어들며 타격을 입었던 다른 증권사들과 달리 키움증권은 오히려 이를 확장 기회로 인식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자회사인 키움투자자산운용과의 협업도 기대할 수 있다. 키움운용은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대체투자 역량이 상대적인 약점으로 인식된다.
다만 키움증권 측은 인수설과 관련해 "확인되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작년 당기순이익은 1조994억원으로 전년(8151억원) 대비 34.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수수료수익은 35.8% 증가한 1조227억원이다. 이중 위탁매매 수수료가 8866억원으로 전년 대비 24.4% 증가했다. 국내·미국 증시 활성화 및 시장 파생상품 거래가 증가하면서 수수료 수익이 크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IB 수수료 수익은 이 기간 32.3% 증가한 2770억원으로 집계됐다. 구조화·PF 수수료는 31.3% 증가한 2086억원으로 IB 부문 성장을 이끌었다. M&A는 71.4% 증가한 276억원을 기록했다. DCM(315억원)과 ECM(92억원)은 각각 8.2%, 70.4% 증가했다.
올해는 부동산금융 위험가중치 조정 등 규제 강화로 신규 수익 창출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별 특성에 따라 위험 가중치와 충당금을 차등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PF 대출 시 사업비 대비 자기자본 비율 20%를 기준으로 분양률과 담보 구조, 사업단계 등에 따라 위험가중치를 12~90% 범위에서 적용한다. 증권사 입장에선 자본 부담이 커져 당장 신규 딜 위축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지난 4일 컨퍼런스콜에서 "기존 셀다운 중심 전략보다는 보유 기간을 늘려 캐리 수익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수익 극대화 전략을 추진하겠다"며 "향후에도 우량 딜에 대한 선별적 접근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