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배당 ETF 인기에 격화되는 '분배율 전쟁'…재원 구조가 변수
입력 2026.02.18 07:00
    순자산 1년 새 1조→5조 확대…국내 고배당 ETF '분배율 경쟁' 본격화
    SOL·ACE 개인 자금 유입 두드러져…단순 연환산 5~7%대 분배율
    기초배당 vs 자본차익 활용 구조 차이…"조정장 변동성 변수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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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국내 고배당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기대와 월배당 수요가 맞물리며 자금이 유입되는 가운데, 운용사 간 '분배율 경쟁'도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커버드콜을 제외한 국내 주식형 배당 ETF 순자산은 2024년 말 약 1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5조원 안팎으로 늘었다. 지난달 신규 상장 ETF 10개 중 4개가 고배당을 테마로 내세웠을 정도로 시장 진입도 활발하다. 신한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한화자산운용 등 중상위권 운용사들도 지난해부터 관련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점유율 확보에 나섰다.

      현재 주요 비교군으로는 한화자산운용의 'PLUS 자사주매입고배당주', 신한자산운용의 'SOL 코리아고배당',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고배당주' 등이 거론된다. 이들 상품은 모두 전략지수를 기반으로 고배당 성향 종목을 선별해 편입하는 구조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금융지주, 현대차, 보험주 등 배당 성향이 높은 대형주 비중이 상당 부분 겹치는 점에서도 유사하다.

      최근 3개월 개인 순매수 기준으로 보면 SOL 코리아고배당에는 약 1990억원이 유입됐고, ACE 고배당주에도 약 238억원이 들어왔다.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는 61억원 순유입을 기록했다. 반면 PLUS 자사주매입고배당주는 72억원 순유출됐다. 기초자산 구성이 상당 부분 겹치는 상황에서 수급이 엇갈렸다는 점은 분배율 수준과 재원 구조 차이가 투자자 선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 같은 수급 차이의 배경으로는 '분배율'이 우선 거론된다. 분배율은 ETF가 일정 기간 지급한 분배금을 현재 가격 대비 비율로 환산한 지표다. 월배당 상품이 확산되면서 연 5~6% 이상의 분배율을 제시하는 상품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투자자에게는 직관적인 비교 기준으로 작용한다.

      다만 상당수 상품이 상장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엄밀한 연간 분배율을 산출하기는 어렵다. 현재까지 지급된 분배금을 기준으로 단순 환산한 수치가 활용된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코리아고배당' 등 일부 고분배형 상품은 최근 월 지급액이 가격 대비 0.4~0.6% 수준으로 단순 연환산하면 5~7%대에 해당해 다른 상품 대비 약 2%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계산된다. 

      분배율 격차의 배경에는 재원 구조 차이가 있다. 분배 재원은 ▲기초자산 배당 등 본원적 수익 ▲주가 상승에 따른 자본차익 ▲펀드 내 현금 활용 등으로 나뉜다. 상품별 투자설명서와 신탁계약서에 허용 범위가 명시돼 있으며, 이 범위가 분배 전략을 결정한다.

      기초자산 배당만을 재원으로 활용하는 상품은 분배율이 상대적으로 낮더라도 기준가 상승분이 장기적으로 축적되는 구조를 유지한다. 반면 자본차익이나 현금까지 활용하는 상품은 상승장에서는 더 높은 분배율을 제시할 수 있다. 실제 일부 상품은 단순 환산 기준 6% 안팎의 분배율을 내세우고 있다.

      코스피가 5500선을 돌파하는 등 증시 상승 국면에서는 매매 차익을 분배 재원으로 활용하는 전략이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동한다. 최근 개인 자금이 고분배형 상품으로 쏠린 것도 이러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시장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 경우 자본차익이 줄어들면서 분배금 축소 가능성도 있다. 자본차익을 분배로 전환하면 기준가 상승 폭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분배율이 높더라도 기준가 흐름이 부진하면 총수익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

      월배당 상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커버드콜 ETF와도 구조는 다르다. 커버드콜은 옵션 매도 프리미엄이 주요 분배 재원인 반면, 일반 고배당 ETF는 기초자산 배당과 매매 전략에 직접 의존한다. 재원의 성격이 다른 만큼 시장 국면에 따른 수익 구조도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최근 고배당 ETF 시장의 인기가 확대되면서 차별화 포인트가 분배율 중심으로 형성되는 측면이 있다"며 "상승장에서는 높은 분배율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장기 투자자라면 분배금의 출처와 기준가 흐름, 총수익률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