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증권사 브로커리지 점유율…해외주식·복귀계좌도 변수
입력 2026.02.26 07:00
    대형주 위주 장세 속 한투·NH 점유율 상승세
    1분기 호실적 예상…지형 변화는 '위험요소'
    RIA 도입 등에 국내시장 중요도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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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증권사의 핵심 수익원인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시장에서 주요 대형사 간 점유율(M/S) 지형도가 변화하고 있다. 거래대금 증가에 따라 전반적인 수수료 수익은 개선되는 추세지만, 기존 강자들의 비중이 일부 하락하고 다른 대형사로 점유율이 옮겨가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장세가 이어지며 점유율 또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와 각 사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국내 주식 브로커리지 점유율은 10.12%로 전년 대비 0.7%포인트(p) 올랐다. 이 기간 NH투자증권은 1.2%p 오른 10.2%를 기록했다.

      반면 키움증권은 29.4%에서 26.5%로 2.9%p 하락했다. 지난 1월 말 기준으론 25.8%로 올해에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통적 강자로 분류됐던 미래에셋증권도 0.2%p 하락한 11.3%로 집계됐다. 대형사간 점유율 격차가 좁혀지는 흐름이다.

      점유율 이동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지속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고액 자산가와 기관 거래 기반이 탄탄한 증권사들이 대형주 중심의 거래대금 증가 수혜를 상대적으로 더 크게 입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62조3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89.1%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한 달 거래대금은 94조9000억원, SK하이닉스는 74조6000억원에 달했다.

      이처럼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상황에서 점유율이 1%p 안팎으로 움직이는 건 유의미한 변화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일평균 거래대금 62조원을 기준으로 가정하면 점유율 1%p는 하루 6200억원, 한달(20영업일)이면 12조4000억원의 거래대금을 더 가져오는 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위권 대형사들의 시장 지배력이 매우 견고하기 때문에 전통적 리테일 강자들의 점유율은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다"며 "대형주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자산가나 기관으로 주도권이 조금씩 옮겨가면 지점망과 자산관리가 강한 증권사가 유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향후 브로커리지 수익성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변수들도 산재해 있다. 현재 당국은 환율 안정 등을 이유로 해외주식 마케팅을 억제하고 있으며, 해외주식을 매도하고 국내주식을 매수할 경우 비과세 혜택을 부여하는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도입을 논의 중이다.

      특히 RIA가 본격화될 경우 해외주식 수수료 의존도가 높은 증권사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고마진인 해외주식 자산이 저마진인 국내주식으로 이동하게 되면 수익 구조가 취약한 증권사들은 실적 하락 압박을 더 크게 받게 된다. 증권사들이 RIA를 활용해서라도 국내 주식 계좌를 적극적으로 사수해야 하는 이유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기준 해외 브로커리지 수수료율은 미래에셋증권(15.9%), 키움증권(9.5%), 삼성증권(9.3%), NH투자증권(8.4%), 한국투자증권(7.5%) 순으로 높다.

      코스피가 6000을 바라보는 가운데 브로커리지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에선 당분간 증권사 전반이 거래량 급증에 따른 호실적을 이어가겠지만, 중장기적으론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본다. 결국 국내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안정성 등의 측면에서 대형사들의 플랫폼은 모두 상향평준화 됐고, 수수료 경쟁 등에서도 밀릴 회사는 없다"며 "투자정보 제공 강화 등 질적 개선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