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DX 수주하면 배임?"…원자재發 적자논란에도 한화·HD현대 입찰 '사활'
입력 2026.02.26 07:00
    방사청, 경쟁입찰 최종 의결
    다만 이번엔 건조 비용 뇌관
    방사청과 업체 간 이견 확산
    잡음 속 급한 건 결국 기업들?
    한화-HD현대 물밑서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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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이 다시 궤도에 올랐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경쟁입찰을 통해 선도함 사업자를 가리는 구도로 정리됐다. 

      업계에선 '사업비' 또한 새로운 뇌관이 됐단 해석이 나왔다. 선도함 건조 비용을 두고 업체와 방사청 간 의견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원가를 둘러싼 잡음에도 불구, 양사는 수주를 놓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수면 아래서 총력을 다하는 분위기다.

      방위사업청은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기본계획을 23일 의결했다. 이로써 2년 넘게 표류하던 사업이 경쟁입찰 방식으로 최종 확정됐다. 방사청은 3월말 입찰공고를 내고 5~6월 제안서 평가를 거쳐 7월 내 사업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총사업비는 약 7조439억원이다. 2032년 선도함 인도, 2036년까지 6척 전력화라는 큰 틀도 유지됐다.

      최근 들어 선도함 건조 비용을 두고 방사청과 업체 간 이견이 있었다. 방사청은 물가 상승분을 반영해 선도함 건조 비용을 기존보다 200억원 증액한 8820억원으로 책정했고, 필요할 경우 최대 9000억원 선까지는 조정 가능하다고 했다. 

      업체들은 증액분에서 최소 2000억~3000억원의 추가 증액이 필요하다고 봤다.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는 사이 원자재 가격과 환율이 크게 오른 만큼, 현 수준의 사업비로는 원가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증액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적자를 전제로 사업에 참여해야 할 가능성도 거론됐다. 업계에선 수천억원 손실이 예상되는 계약을 체결하면 상장사 경영진이 주주로부터 배임 논란에 직면할 수 있단 지적도 제기됐다. 선도함 가격이 후속 2~6번함 건조 단가의 기준이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초기 가격이 낮게 고정될 경우 손실 구조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방사청은 대규모 증액은 추가 사업 타당성 검토 등 절차를 밟아야 해 물리적으로 어렵단 입장을 내비쳤다. 이 경우 전력화 일정은 또 지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후속함 건조 과정에서 물가 상승분은 반영하겠다고 했다. 

      가격을 둘러싼 잡음이 있지만, 물밑에선 양사 모두 분주한 분위기다. 수주를 전제로 내부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쟁입찰인 만큼 이젠 진짜 특수선 사업 '실력'을 가를 양사 간의 자존심 대결로 이어졌단 평가가 많다. 

      한화그룹 방산 3사는 전사 역량을 모으고 있다. 한화오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은 KDDX 사업 수주를 위해 매주 수요일 정례회의를 이어가고 있다. 

      대면과 비대면을 병행하며 30~40명 규모의 임원·실무진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에선 임원진이 KDDX 관련 보고와 의사결정에 유독 공을 들이고 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특수선 사업부를 비롯해 MRO, 레이더, 전투체계, 통신, 발사대, 배터리 등 각 사의 주요 부문이 고르게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어떤 구조와 조건으로 승부를 걸지 내부 조율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경쟁입찰 결론까지 회의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단 관측이 나온다. 사안을 바라보는 내부 긴장감도 상당하다는 전언이다.

      HD현대그룹 역시 내부 역량을 모아 대응하고 있다. 특수선 사업부를 중심으로 조선 계열사 간 협업하는 분위기다. 한화그룹처럼 정례 회의체를 운영하진 않지만, 관련 임원과 실무 부서가 수시로 접촉하며 전략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입찰 일정이 구체화된 만큼 보다 세밀한 협력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업비가 쟁점인 건 사실이지만, 더 절박한 쪽은 결국 업체들"이라며 "경쟁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