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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19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제일모직의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이 6조원 정도로 논의되고 있다. 당초 시장에서 이야기되던 10조원에 비해 다소 낮아진 수치다. 이 가격에는 당장 손에 잡히는 성장 전략이 마땅치 않은 제일모직의 고민이 묻어난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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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의 사업부문은 크게 건설·급식·레저·패션 등 4개 부문으로 이뤄져 있다. 이 중 건설 부문과 급식 부문은 계열사향(向) 매출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레져와 패션은 소비자를 직접 상대해야하는 B2C 사업인데다 경기 민감 산업이라는 특성을 지닌다.
삼성전자 등 탄탄한 계열사 매출이 뒤를 받쳐주고 있긴 하지만, 경기에 따라 성장곡선이 크게 출렁일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는 셈이다.
제일모직이 투자자 모집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성장전략은 크게 두 갈래다. 우선 패션 부문은 최근 시장 점유율이 크게 높아진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를 앞세워 중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자가 포함된 새 브랜드아이덴티티(BI)를 발표했고, 영업 등 관련 인력도 확충하고 있다.
패션 부문은 지난 상반기 제일모직 매출액의 37%, 영업이익의 59%를 차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포화 상태인 국내 시장을 넘어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매출 규모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수 있다.
다른 부문은 종합 리조트 건설이다. 제일모직이 경기도 용인시에 운영하는 에버랜드는 '당일치기' 놀이라는 한계를 지닌다. 제일모직은 리조트 건설 및 개발을 통해 에버랜드가 종합 휴양지 및 테마파크로 거듭나면 방문 고객 수 증가는 물론, 고객 당 매출도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계열사 중 일류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호텔신라가 있다는 점도 든든하다.
다만 당장 보여준 것이 없다는 게 맹점이다. 상장 공모가 진행될 올해 말엔 에잇세컨즈 중국 진출의 첫 성과을 보여주기 빠듯할 거란 지적이다. 이랜드를 제외하면 중국 시장에 제대로 뿌리를 내린 국내 패션 기업도 찾아보기 어렵다. 리조트 건설 역시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나 긍정적인 영향을 줄지 현 시점에선 판단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을 품에 안고 제일모직 투자에 나서야 한다. 자연히 값을 높게 쳐주기 쉽지 않다. 제일모직엔 기대되는 신사업은 있지만, 그 신사업이 궤도에 오르긴커녕 이제 걸음마를 막 뗀 수준이라는 점이 가장 큰 투자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최대한 긍정적인 상황을 가정해 산정한 공모가가 주당 5만원 안팎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2011년 KCC가 제일모직 지분 17%를 매입할 때 주당 가격은 3만6400원(50대 1 액면분할 감안)이었다. 당시 제일모직은 매출 5조5800억원에 259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사업구조가 크게 변하긴 했지만, 올 상반기 제일모직은 매출액 2조3900억원, 영업이익 804억원의 실적을 냈다.
[Weekly I nvest]
기업가치 6조원 예상…당초 10조원에 비해 크게 낮아
건설·급식 성장성 기대 어렵고 레저·패션은 경기 민감 산업
중국 진출·리조트 개발 내세웠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
기업가치 6조원 예상…당초 10조원에 비해 크게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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