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약세 속 자문사 수 증가, '증권사 명예퇴직' 효과
입력 14.11.11 09:00|수정 14.11.11 09:00
[Weekly Invest]
올해 3월 기점 증가세로 돌아서…9월말 기준 166곳
퇴직한 증권맨들 호구지책으로 진입장벽 낮은 자문사 설립
  • [11월09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전업 투자자문사 수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 최근 2년새 줄어들기만 하던 자문사 수가 올해 3월을 기점으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랩어카운트 열풍이 사그라든데다 증시도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자문사 수가 늘어난 건 증권사들이 진행한 대규모 명예퇴직의 영향이라는 지적이다. 퇴직한 증권맨들이 증시를 떠나지 못하고 자문사 창업에 나섰다는 것이다. '자문사는 여의도의 치킨집과 같다'이라는 자조섞인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 자문사 수는 자문형 랩어카운트 돌풍이 불던 2010~2011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2009년 91곳에 불과하던 자문사 수는 2011년 3월 141곳, 2012년 9월 163곳으로 늘었다. 지금은 자산운용사로 전업한 브레인투자자문 등이 시장을 뛰어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인기몰이를 했다.

    2012년 말이 꼭지였다. 이후 자문사 수는 올해 3월 기준 154곳까지 줄어들었다. 그러다 올해 6월 말 기준 160곳, 9월 말 기준 166곳으로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올해 코스피지수는 1900~2000선에서 박스권을 형성하며 뚜렷한 상승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3개월 동안엔 150포인트 가량 급락하며 약세를 띄고 있다. 전체 자문사 총계약고(일임·자문 합계)도 22조원 안팎으로 큰 변화가 없는 추세다. 랩어카운트같은 자문형 상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 자문사 수가 증가세로 돌아선 배경에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대규모로 진행된 증권사의 감원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시 불황으로 인해 국내 증권사들은 최근 1년새 4000명이 넘는 인력을 감축했다. 삼성증권이 500명이 넘는 대규모 명예퇴직을 진행했고, NH농협증권과의 통합을 앞둔 우리투자증권도 400여명을 줄였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렇게 증권사에서 빠져나온 증권맨 중 상당수가 자문사는 물론, 유사자문업 등을 통해 증시 주변에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자문사 수 증가는 그 일각이라는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자문사는 두세 명이 힘을 합해 퇴직금 등으로 자기자본 5억원 요건만 채우면 등록이 가능하다"며 "최근 자문사 수 증가는 증권사 출신 명예퇴직 인력들의 유입이 핵심적인 원인"이라고 말했다.

    증시 활황이나 유망 상품 등이 받쳐주는 상황이 아닌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증권사 전직 임원은 "최근 코스닥의 몇몇 소형주가 급등세를 연출하고 있는 것도 이런 신생 자문사들의 급증과 무관하지 않다"며 "증권맨들이 '호구지책'으로 자문사를 차렸다가 낭패를 보는 일이 흔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