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피해 없도록…" 법정에서 눈물 보인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입력 15.03.03 07:00|수정 15.03.03 07:00
쌍용건설, 27일 변경회생계획 인가 위한 관계인집회
관리인보고서 보고하던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끝내 눈물
  • [02월27일 14:18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채권자와 이해관계자 분들에게 더 이상 피해를 입히지 않게끔 경영정상화와 조기변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법률상 관리인)은 말을 잇지 못했다. 채권단 및 주주들 사이에 1분여간 정적이 흘렀다. 울먹이던 김석준 회장을 바라보던 쌍용건설 직원들은 눈물을 훔쳤다.

  •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 3별관 1호법정에서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진행중인 쌍용건설의 변경회생계획안 인가를 위한 관계인 집회가 열렸다.

    서울지법 재판부에선 윤준 파산부 수석부장판사를 비롯해 3명의 판사가 배석했고, 약 500여명이 참석가능 한 법정에는 담보채권자, 회생채권자, 주주를 비롯해 약 30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법정관리에 돌입하며, 회생계획인가를 위한 관계인집회 당시 법정에 앉을 자리가 없어 붐빈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관계인집회는 김석준 회장의 관리인보고서 보고로 시작됐다. 쌍용건설이 두바이투자청(ICD)과 기업 인수·합병(M&A) 본계약(SPA)을 체결함에 따라 수정된 회생계획안에 대해 읽어 내려갔다. 내달부터 채권에 대한 변제를 시작하며, 담보채권에 대한 전액변제와 회생채권에 대해선 약 31%를 현금변제하고 나머지는 출자전환 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채무자가 이해관계인 여러분의 고통에 보답하는 길은……"

    보고서 말미에 맺음말을 하던 김석준 회장은 순간 말을 잇지 못했다. 울먹였다. 눈물을 보이는 듯 했다. 1분여 간 정적이 흘렀다. 눈물을 삼키는 모습이 역력했다. 김석준 회장은 애써 말을 이었지만 2~3차례 끊겼다.

    지난 1983년 쌍용건설의 사장으로 취임하고, 한때 재계순위 4위까지 올랐던 그였다. 기업이 법정관리에 돌입하며 시장에선 실패한 경영인으로 낙인 찍혔지만, 그를 바라보는 직원들은 만감이 교체하는 듯 했다. 수장(首長)의 눈물에 일부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협조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채권자 등 이해관계자 여러분과 법원,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15년 2월 27일 쌍용건설 주식회사, 법률상 관리인 대표이사 김석준."

    보고를 끝낸 김석준 회장은 청중의 오른편 맨 앞자리로 돌아섰다. 관리인 보고가 끝난 후 윤준 수석부장판사는 "관리인이 감정이 복받치는 듯 하다"며 다독였다.

    이후 법원은 회생계획인가를 위한 표결을 진행했다.

    표결에 앞서 윤준 수석부장판사는 청중에게 "회사가 더 높은 금액으로 매각이 됐다면 좋았겠지만, 관계회사와 법원이 최선을 다한 결과였음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표결은 담보채권·회생채권·주주 등 3개조로 나뉘어 진행됐다. 관계인집회의 안건 가결요건은 회생담보권 4분의 3이상, 회생채권 3분의 2 이상, 주주 2분의 1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표결 및 집계는 10여분간 진행됐다. 그 결과 회생담보권 92.2%, 회생채권 78.9%, 주주 76.6%로 가결요건을 충족했다.

    윤준 수석 부장판사는 최종 판결에 앞서 "이해관계자들이 이해하고 양보함에 따라 변경회생계획안이 인가될 수 있었다"며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쌍용건설이 시장에서 사라지지 않고, 회생할 수 있어서 재판부로서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쌍용건설은 지난 2013년 12월 30일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듬해 1월 9일 개시결정이 내려졌고, 같은 해 7월 25일 회생계획안 인가 결정을 받았다. M&A를 추진하던 회사는 지난해 말 두바이투자청(ICD)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지난달 말 본계약을 체결했다.

    회사는 이날 관계인집회에서 가결요건을 충족, 인가됨에 따라 내달부터 채권 변제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변제가 완료된 이후 회사는 주주총회를 열고 이르면 내달 말 법원에 법정관리 졸업신청을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