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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생명이 새로운 수장을 맞이하며 술렁이고 있다. 연임이 유력시되던 김인환 사장을 대신해서 권오훈 KEB하나은행 부행장(사진)이 새롭게 내정된 까닭이다.
보험 경험이 전무한 권 부행장을 사장으로 내정한 데 대해 예상 밖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 규제 완화 등 보험산업이 급변하는 상황이라 인사의 적절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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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보험업계는 물론 하나생명에서도 김인환 전 사장의 연임을 유력하게 봤다. 김 사장은 2014년 취임한 이후 실적을 끌어올리며 성과를 인정받았다. 2011년 300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하던 하나생명은 지난해 22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2013년 HSBC그룹과 결별에도 내부조직을 큰 탈 없이 잘 정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사장이 인수합병(M&A) 전문가라는 점도 연임에 무게가 실렸다. 김 사장은 하나금융지주에서 충청은행, 보람은행, 서울은행 M&A를 지휘했으며, 하나생명 취임 전에는 그룹의 최고전략책임자(CSO)로서 일한 바 있다. 하나생명의 성장 돌파구로 M&A가 거론되던 터라, 외국계 보험사를 시작으로 앞으로 열릴 보험사 M&A를 진두지휘 할 것이란 예상이었다.
하지만 이런 예상을 깨고 하나생명의 사령탑엔 은행출신 해외 전문가로 알려진 권 부행장이 내정됐다. 권 부행장은 은행에서만 30년 이상을 몸 담았다. 1981년 외환은행에 입행 한 이후 외환업무부장, 외환 상품본부장, 해외사업그룹장 등을 역임했다. 영업분야에 잔뼈가 굵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관련 경험이 풍부하다고는 하나, 현 상황에서 하나생명이 해외진출 등을 모색할 만한 상황은 아니란 평가다. 내실을 다져야 하는 시기에 적임자인가 하는 의구심이 더 크다. 보험업을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새로운 회계기준인 IFRS4 2단계 도입, 저금리 상황에서 운용수익률 확보, 보험규제 자율화에 따른 상품 개발 등 풀어야 할 과제가 한 둘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에서만 몸을 담은 최고경영자가 이를 잘 풀어나갈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이번 인사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번 인사에서 하나카드와 하나금융투자를 제외한 5개 계열사 CEO를 교체했다. 신규 CEO 5명 중 2명은 하나은행 출신, 2명은 외환은행, 외부출신 1명으로 이뤄졌다. 탕평인사란 해석이 나온다. '올드맨'을 중시하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인사 스타일이 나타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보험사를 시작으로 보험사 M&A가 활발해 질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에, 김 사장의 연임하지 않은 것은 뜻 밖의 일”이라며 “보험업과 은행업은 특성이 판이하게 다른데 새로운 사장이 조직을 어떻게 이끌어나갈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회사 내부 일각에서도 뒤숭숭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은행맨'인 권 부행장이 앞으로 조직을 어떻게 이끌어 갈지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는 말이 나온다.
다만 하나생명은 영업 전문가이가 오랜 금융업력을 가진 권 신임 사장의 선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나생명 관계자는 "그룹의 사장단 인사 발표 이후 (신임 사장을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경험 전무한 권오훈 부행장 신임 사장으로 내정
보험업 급변기에 적임자 '논란'
보험업 급변기에 적임자 '논란'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3월 11일 11:29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