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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가 부진에서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연중 조직 개편을 통해 ‘프리미엄 제품 집중·조직 규모 축소’라는 강수를 뒀지만, 시장에서는 마지막 남은 선택지를 꺼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MC사업본부는 2분기에도 1000억원대 적자가 예상된다. 실적 정상화를 기대했던 투자자들의 우려는 최고조에 달했다. 그룹 및 LG전자 차원에서 MC사업본부의 적자 축소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란 시각이 등장하고 있다.
최근 LG전자는 본부장 직속의 'PMO조직 신설' 및 주요 사업부 책임자 교체를 담은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스마트폰 G4 부진으로 조직개편을 한 지 1년만이다.
PMO(Program Management Officer)는 상품기획·개발·생산·마케팅·영업 등 제품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LG전자는 ‘V’시리즈와 ‘G’시리즈로 대표되는 프리미엄 제품에 각각 PMO를 적용할 예정이다. 나머지 중·저가 제품군은 BTD(Basic Tier Device) 조직으로 일원화한다.
시장에선 LG전자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중·저가 모델 제품군 비중 최소화, PMO 외 잔여 부서 및 인력에 대한 축소 계획을 밝힌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LG전자는 G5 출시 시점까지 프리미엄 제품을 통한 수익성 확보와 중·저가 제품을 통한 점유율 확대를 동시에 노렸다. 하지만 대표 제품의 연속된 실패로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도 한 자릿수에 그치는 등 저성장에 머무르면서 전략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LG전자는 새로운 전략으로 '프리미엄으로의 역량 집중'을 선택했다. LG전자는 타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비해 인력 및 생산기지의 국내비중이 커 높은 비용구조를 안고 있다. 중·저가 시장에서 ‘물량 경쟁’에 불리하다. LG전자가 유의미한 세계 시장 점유율을 보이는 곳도 프리미엄 제품 선호도가 높은 미국과 국내 시장에 한정돼 있다. 이에 맞춰 세분화됐던 영업망도 강점이 있는 미국과 국내에 집중하기로 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프리미엄 제품은 이미 삼성과 애플 양극화가 굳어졌고, 중·저가에서는 중국업체들의 등장으로 LG전자가 탈출구를 찾기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LG전자의 고비용 구조상 중·저가 모델을 통해선 수익성 창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프리미엄 시장에서 ‘제2의 초콜릿폰’처럼 히트상품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가 뚜렷한 대안이 없는 현 상황을 그대로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상반기 G시리즈가 실패하면서 하반기에는 준비된 주력 모델이 없다. 이로 인한 매출 하락이 예상되면서 고정비용이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3분기 이후 인력전환배치 확대 등 본격적인 조직 축소 방향으로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당장 2분기에 대규모 적자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1분기 G5의 마케팅 등 대부분의 비용을 미리 반영해 2000억원대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만큼 안팎에서 2분기부터 흑자전환을 기대했다. LG전자는 신제품 G5의 300만대 판매를 손익분기점(BEP) 달성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웠지만, 판매량은 200만대 초반에 그쳤다. 초기 수율 문제가 붉어지면서 물량 공급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공급 정상화에 나선 사이 삼성과 애플의 신제품이 출시되면서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았다.
연속된 적자에 투자자들의 우려는 최고조에 달했다. 이번 분기 LG전자가 MC사업본부 적자규모 축소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란 시각이 등장하는 이유다. 8월엔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신용등급 재평가도 앞두고 있다.
일각에선 LG전자가 사내 모든 사업부가 분담하는 전사 공통 마케팅펀드(MDF; Marketing Development Fund)를 활용해 MC사업본부의 적자 축소에 나선다는 얘기도 나온다. 비교적 영업마진이 양호한 사업부에서 공통 비용을 떠맡는 방식으로 우회 지원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인위적 적자 축소는 '눈가리고 아웅하기 식' 밖에 안될 것”이란 반론도 적지 않다. 비용축소 압력으로 이번 분기에도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내 전자정보소재 사업부 등 부품 계열사들의 실적 악화도 전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내부에서 과장급 인력들을 VC(자동차부품)사업본부 등 다른 사업부로 전환배치에 나서고 있고, 3분기 이후부터는 대규모 인력 및 조직 축소도 예상된다”며 “애플·삼성전자 등 경쟁사들은 듀얼카메라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도입 등 혁신을 고민하는 상황에서 LG전자는 원가 5~10% 줄이는 데 역량을 집중하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PMO' 통한 프리미엄 제품 총괄·나머지 조직 축소 나서
'고정비 축소' 과제 남겨진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부품 계열사 및 사업부 통한 우회지원 가능성도
'고정비 축소' 과제 남겨진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부품 계열사 및 사업부 통한 우회지원 가능성도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7월 06일 11:41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