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건전성 규제 강화에 따른 보험사 지급여력(RBC)비율 급락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대형사들이 줄줄이 200%의 RBC비율 유지조차 힘들다고 밝히고 있어서다. 타격이 워낙 크다 보니 제도 시행 전부터 미루자는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실적을 설명하며 규제 강화에 따른 RBC비율 급락 가능성을 언급했다. 현재 감독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건전성 규제가 현실화하면 RBC비율이 현재수준의 3분의 1가량 떨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연말 삼성화재의 RBC비율은 336.2%로 여기서 110%포인트 가까이 떨어지면 200% 초반대로 급락한다.
증권사 연구원들은 삼성화재가 밝힌 수치를 보면서 놀람을 금하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RBC비율이 크게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당초 금융감독원이 건전성 규제 강화 계획을 밝혔을 때만 하더라도 RBC비율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이렇게 영향이 클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
이후 2위권 손해보험사의 RBC비율이 100%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이남석 KTB증권 연구원은 “KB손해보험이 밝힌 예상치에 따르면 제도 개편에 따른 RBC비율 하락폭은 60%포인트 정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1월 기준 KB손보의 RBC비율이 164%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감독원 규제수준인 100% 로 낮아지게 된다. 현대해상도 RBC비율이 100% 초반으로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생명보험사들의 상황도 심각하다. 삼성생명은 2019년까지 현재 예고된 건전성 규제가 시행된다면 RBC비율이 90%포인트 가까이 하락 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최악의 경우라도 200% 선은 지키겠다는 내부 가이드라인을 밝히기도 했다.
한화생명은 규제강화가 일시에 적용되면 RBC비율에 90%포인트 영향이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연말기준 한화생명의 RBC비율은 200%로, 자산규모 국내 2위 보험사의 RBC비율이 금융감독원 권고수준으로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러다 보니 보험업계에선 당국이 제도개편을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온다.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우수한 대형사들 마저 RBC비율이 100% 수준으로 떨어지는 데, 중소형사의 상황은 더욱 심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해 제도 개편을 추진해 주길 바란다는 입장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부채듀레이션을 현행 20년에서 30년까지 늘려 적용할 경우 보험사 전체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라며 “업계 내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적용 연기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감독당국은 일단은 업계 의견을 받은 후에 제도 시행을 고민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IFRS17 도입이 다가오고 있어, 건전성 제도 강화를 마냥 늦출 수 만은 없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 주장하는 RBC비율 급락 가능성에 대해서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제도 개편을 진행할 계획이다”라며 “시기의 문제이지 큰 틀에서 현재 예고된 건전성 규제 강화 방안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제도 개편 시 삼성화재 RBC비율 100% 이상 급락 전망
삼성생명·한화생명도 충격 클 듯
보험사 “건전성 규제 시행 연기 요청”
삼성생명·한화생명도 충격 클 듯
보험사 “건전성 규제 시행 연기 요청”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2월 27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