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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에 회계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딜로이트안진 징계 여파로 새 감사법인을 선정해야 하고, 현대차 역시 감사인 교체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삼정KPMG가 감사를 맡고 있었다. 그러나 일부 회계사가 기아차 주식을 보유해 공인회계사법에 따라 계약해지의 징계를 받았다.
딜로이트안진이 지난해 입찰을 거쳐 삼정KPMG를 대신하게 됐지만, 역시 최근 중징계가 결정되며 1년만에 물러나게 됐다.
경쟁 회계법인들이 빈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면 재계 2위 현대차그룹 핵심 계열사의 감사법인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쏠쏠한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기아차는 지난해 감사보수로 9억원을 지불했다.
시너지 효과도 크다. 회계법인들은 감사업무에서 맺은 신뢰를 바탕으로 세무자문, 재무자문으로 영업 통로를 넓히는 추세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승계 문제 등에 있어서 다양한 딜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폐쇄적인 현대차그룹과 연을 맺는 기회도 많은 편이 아니다. 감사업무가 오히려 부수적인 업무란 평가가 나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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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는 4월까지는 신규 감사계약을 맺어야 한다. 아직까진 주요 회계법인들에 감사법인 제안서 제출을 요청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들은 남의 불행을 틈타 공격적인 영업을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면서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삼일PwC가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딜로이트안진이나 삼정KPMG가 감사 수임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업계 1위 업체에 시선이 모아진다. 수년간 감사부문 확대를 꾀해 온 EY한영 역시 기회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징계 여파가 현대자동차 감사인에도 미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현대차 감사는 딜로이트안진의 '텃밭'으로 불려왔다. 다른 회계법인들은 현대차 감사 재계약 시즌이면 제안서를 내면서도 사실상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공공연히 말할 정도다.
현대자동차 역시 감사 계약 2년차인 딜로이트안진을 교체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관련 규정에 따르면 1~2년차 감사인도 중징계 시에는 일정 절차를 거쳐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
최근 몇년간 주요 그룹들이 전체적으로 혹은 유사 사업군 별로 감사인을 통일하는 추세를 보여 온 것도 변수다. 다른 빅4 회계법인에도 약간의 가능성은 열린 모양새다.
빅4 회계법인 감사부문 파트너는 “현대차 감사의 경우 딜로이트안진이 오랜 기간 담당해 쉽게 바뀌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래도 중징계에 따른 감사인 교체 가능성은 염두에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다시 딜로이트안진과 현대차그룹의 관계가 이어질 것이란 예상은 있다. 현대차그룹 임원이 딜로이트안진으로 옮기기도 하는 등 끈끈한 사이기 때문에 다른 회계법인의 잔치는 길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경쟁사에선 관심은 가지만 감사 인력 부족과 감사 질 하락 우려 때문에 망설여진다는 의견도 나온다.
[2017년 1분기 집계] 딜로이트안진 중징계로 기아차 새로운 감사인 선정해야
감수보수만 9억
현대차도 새로운 감사인 지정 나설 가능성 있어
감수보수만 9억
현대차도 새로운 감사인 지정 나설 가능성 있어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4월 03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