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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회사채 시장의 주인공은 역시 LG화학이다. 지난해 7월 역대 최대 규모인 8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더니 올해는 사상 첫 1조원 회사채 발행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당초 LG화학은 5000억원어치의 회사채 발행을 계획하고 투자자 모집에 나섰다. KB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전통적인 채권자본시장(DCM) 강자들은 물론 신한금융투자, IBK투자증권까지 총 6곳의 증권사가 대표주관을 맡을 정도로 기대감은 컸다.
그리고 수요예측에서 2조원이 넘는 기관 수요가 몰렸고, 회사는 발행 금액을 두 배로 상향한 1조원으로 책정했다. 채권 금리도 전 구간 민간평가사 평균 금리보다 낮은 수준에서 책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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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은 규모가 크지 않은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그렇다면 제 2의 LG화학은 등장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어렵다”는 게 지배적이다. 민간 기업 중에서 LG화학(AA+)보다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은 AAA의 현대자동차, SK텔레콤, KT 정도다. 하지만 국내 AAA 기업들도 1조원 발행은 쉽지 않다는 평가다.
회사채 시장에서 재무안정성을 제외한 사업 안정성, 미래 성장성 등을 보여줄 수 있는 회사는 LG화학 정도라는 게 냉정한 시각이다. 통신사들은 사업안정성 측면에선 나쁘지 않지만 미래 청사진이 불투명하다는 것, 현대자동차는 사업 안정성과 미래 성장성 모두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DCM 관계자는 “LG화학은 LG그룹의 핵심 계열사로서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는 준AAA급 기업으로 보고 있다”며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자신감 있게 1조원을 조달하겠다고 나설 수 있는 기업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기업들이 금리 인상 전에 서둘러 자금 조달에 나섰다는 점을 생각하면 향후 회사채 발행시장은 한동안 숨 고르기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량 회사채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기 때문에 대규모 자금이 필요만 하다면 우량기업들의 ‘빅 이슈어(Big Issuer)’ 귀환을 기대해 볼만 하다.
현대차·SK텔레콤·KT 'AAA'
LG화학보다 신용등급은 높지만
사업·재무 모두 만족시키진 못해
LG화학보다 신용등급은 높지만
사업·재무 모두 만족시키진 못해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3월 30일 09:35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