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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의 2020년 완공 예정인 여의도 파크원 빌딩 입주 여부를 본격 검토하고 있다. 여의도 내 분산돼 있는 조직을 파크원으로 통합하고, 기존 사옥을 매각하는 방안도 선택지 중 하나다.
여의도 오피스 지역(YBD) 공실률이 20% 안팎을 오가고 있는 상황에서, 펀드를 구성해 오피스 2개 동 중 1개 동을 통째로 매입하기로 확약한 까닭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이 같은 내용의 사옥 이전 방안에 대한 검토를 최근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조직 효율성과 집행한 투자의 수익성 등을 감안할 때 파크원 입주가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016년말 2조1000억원에 달하는 파크원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단독 주선했다. 이 과정에서 NH투자증권은 69층 규모 오피스A동과 53층 규모 오피스B동 중 B동을 7000억원에 통째로 인수키로 약속했다.
NH투자증권의 가장 큰 고민은 여의도 지역에 오피스가 과다 공급되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 IFC 완공 이후 YBD 오피스 공실률은 급격히 뛰어올랐다. 부동산 컨설팅회사인 컬리어스인터내셔널에 따르면 2012년 2분기 5%대였던 YBD 공실률은 같은 해 4분기 23%대로 크게 올랐다.
이후에도 전경련회관·교직원공제회사옥 등 신축 빌딩의 오피스 공급이 늘며 YBD 공실률은 15% 안팎을 유지했다. 2015~2017년 사이 서울 지역 평균 오피스 공실률인 11% 대비 높은 수준이었다. 올해에도 1분기 LG계열사 일부가 여의도를 떠나며 다시 23%까지 공실률이 치솟기도 했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는 12.7%로 다소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서울 평균 10.9%보다는 높은 상황이다. 프로젝트 전체에 자금을 제공했고, 신축 건물의 주인이 될 NH투자증권 입장에서는 대규모 공실로 인해 건물 자체가 활기를 잃는 걸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여기에 파크원이 완공될 2020년을 전후해 다시 한번 공급이 쏟아진다. 우정사업본부는 여의도우체국 자리에 33층 오피스 빌딩을 짓는 중이다. KB금융은 대한지적공사 자리에 대규모 통합 사옥 건축을 진행 중이다. 사학연금공단도 현 사옥 자리에 40층 규모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바로 옆 IFC3 빌딩의 공실률이 30~40%에 달하고 전경련 회관 공실률도 25%에 달하는 상황에서 고층 오피스 신축이 이어지고 있어 NH투자증권 입장에선 파크원 빌딩에 자사가 입주하는 것 외엔 답이 없을 것"이라며 "B동 매입은 사옥 이전을 염두에 둔 것이란 소문이 많았다"고 말했다.
일부 내부 직원들은 사옥 이전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조직 효율성이나 업무환경 등을 감안해도 이전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현재 NH투자증권은 여의도 내 3개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 여의대로변 지상 20층 규모 본사 외에도 바로 옆 KTB투자증권 건물에 운용 인력 일부가 사무실을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헤지펀드 부문과 IT부문 일부 인력은 구 MBC 사옥 맞은편 농협문화재단 빌딩에 입주해있다.
조직이 물리적으로 분산되면 효율성이 떨어진다. NH투자증권은 사옥 확장과 주변 빌딩 매입 등 업무공간 확보를 꾸준히 검토해왔지만,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했다.
본사 건물도 낡았다. NH투자증권은 현 본사 건물을 우리투자증권 시절인 2005년 매입했다. 이 빌딩은 1994년 준공됐다. 2020년이면 건물 나이가 27살이 된다. 신축 건물에 비해 낮은 층고와 좁은 화장실 등에 대해 직원들은 꾸준히 불만을 제기해왔다.
파크원으로 사옥 이전이 결정되면 남는 건 기존 사옥의 처리 방안이다. 구 사옥을 계속 보유하며 임대할 수도 있지만, 오피스 공급 과다로 인해 실익이 크지 않을 거란 평가가 많다. 만약 매각한다면 2500억원 안팎의 현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바로 옆 비슷한 규모의 KTB투자증권 사옥은 지난 2011년 2483억원에 거래됐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아직 파크원이 완공되지 않은 상황이다보니 입주 여부가 완전히 정해진 바는 없다"라고 말했다.
매입확약한 파크원 B동에 통합사옥 마련 검토
임대 보증 섰는데 공급과잉으로 임차인 구하기 쉽지 않을 듯
구 사옥 낡은데다 분산된 조직 모아 효율성 높일수도
임대 보증 섰는데 공급과잉으로 임차인 구하기 쉽지 않을 듯
구 사옥 낡은데다 분산된 조직 모아 효율성 높일수도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10월 17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