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들의 투자처 된 메타버스…밸류 산정은 '개발자 멀티플'
입력 21.07.08 07:00|수정 21.07.09 10:12
페이스북·구글·아마존, 메타버스 투자늘려
국내 투자사들도 대비, 밸류에이션 방식 관심
개발자가 멀티플...'핵심개발자 수'를 곱하는 식
  • 페이스북·구글·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을 필두로 메타버스가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의 인수목적은 개발자 영입으로, '핵심개발자의 수'가 멀티플로 쓰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투자사들도 본격적인 메타버스 시장 투자에 대비, 주요기업들의 개발자 헤드 동향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메타버스(Metaverse)는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기존에 많이 사용하던 가상현실(VR)보다 진보된 개념으로 웹과 인터넷 등 가상세계가 현실세계에 흡수된 형태다.

    페이스북은 가장 공격적으로 M&A를 이어가는 곳이다. 2014년 오큘러스를 인수한 이후 꾸준히 VR기기를 출시해왔고 국내에선 SK텔레콤과도 협업 중이다. 이외 구글과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 중심으로 메타버스 M&A가 성사되고 있다.

  •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메타버스 기업 M&A에 있어 개발자 수를 핵심적으로 보고 있다. 인수 목적은 '사람'으로, M&A를 통해 기업 몸집을 키우는 데엔 큰 중점을 두지 않고 있다. 타깃 비즈니스를 키우는 쪽보다도 자사 개발자 툴(tool) 안으로 흡수시키는 데 주안점을 둔다는 설명이다.

    메타버스 기업들은 특성상 토지·건물·재고 등 유형자산이 거의 없는 만큼 기업가치 대부분이 개발자 몸값, 즉 무형자산에 기반한다. 기업이 보유한 개발자들이 이 기업가치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핵심개발자의 수는 기업가치 산정 주요 기준이 되고 있다. 업력이 짧고 실적도 미미한 수준임에도 시리즈 초반부터 수백억원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기업들이 다수 나오는 배경과도 관련이 있다.

    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관계자는 "인적자원과 지적재산권(IP) 등 무형자산의 가치가 최근 더욱 부각되고 있다. 최근 주로 인수 물망에 오르는 메타버스 기업들은 특히 무형자산이 거의 100%에 가까운 곳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 장악력도 있겠지만 얼마나 좋은 개발자를 보유했느냐가 이 시장의 주된 평가기준이다. 핵심개발자 수를 곱하는 식으로 기업가치가 산정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빅테크 기업들이 메타버스 관련기업을 인수할 때 이 같은 밸류에이션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을 필두로 메타버스 시장에 자금이 몰리고는 있지만 국내는 아직 투자가 본격화한 상황은 아니다. 현재로선 네이버Z코퍼레이션을 통해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를 운영중인 네이버와 최근 메타버스 기업 '프론티스' 인수소식을 알리며 진출의지를 드러낸 한글과컴퓨터그룹 정도다.

    M&A업계에 따르면 주요 대형 IT플랫폼, 통신사, 이커머스사 위주로 메타버스 투자에 대한 자문은 적지 않게 이뤄지고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관심이 많은 곳들인 만큼 메타버스 사업에 접목해 날 수 있는 시너지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사들도 시장의 성장성을 보고 대비하는 분위기다.

    한 VC업체 투자팀장은 "메타버스는 아직 국내에선 본격화되지 않은 시장이지만 IP 중요성이 대두되는 만큼 주의깊게 보고 있다. 특히 이들 기업 밸류를 결정할 주요 개발자 동향을 파악 중인데 특히 각 기업 개발자 헤드 이동은 주의깊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