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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캐즘으로 인해 부진한 업황에 빠진 삼성SDI가 지난 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삼성SDI는 이번 1분기를 저점으로 2분기부터는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며, 유상증자 결정 역시 향후 성장할 시장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안정적인 투자를 이어나가기 위함이라고 거듭 밝혔다.
25일 삼성SDI는 올해 1분기 매출 3조1768억원, 영업손실 4341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4%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배터리 부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9% 하락한 2조9809억원, 영업손실은 4524억원으로 집계됐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들며 매출이 감소함에 따라 가동률이 하락하고 고정비가 증가해 수익성이 악화했다는 설명이다.
삼성SDI는 현재 미국의 관세정책 등으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지만, 1분기를 저점으로 2분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 수요 개선 및 ESS용 배터리 판매 호조 등으로 중대형 배터리의 의미있는 손익개선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삼성SDI는 유상증자를 통해 중장기적 투자를 안정적으로 추진하면서 시장 수요 회복 시점에 더 크게 반등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앞서 발표한 2조원 규모보다 소폭 감소한 1조7282억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할 예정이다.
박종선 부사장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투자 개시부터 양산까지 2~3년이 소요되는 만큼 유상증자를 통해 중장기 수요를 기반으로 운영해야 한다"면서 "지속성장을 위해 생산거점을 확대하고, 케미스트리·폼팩터 다변화·미래기술 확보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상증자 자금이 현재 가동률이 저조한 헝가리 공장 증설에 사용되는 것에 대해서는 "2027~2028년 이후 회복될 시장에 대한 선제적 투자로 봐달라"면서 "헝가리 공장은 현재 주력 제품인 각형 하이니켈 배터리 뿐만 아니라 LFP, 46파이, 전고체 배터리 등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AI 관련 전력 수요 증가로 인해 고성장 중인 ESS용 배터리 시장의 성장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차용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해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다.
박 부사장은 "올해 계획된 ESS용 배터리 생산 캐파의 90% 수준에 달하는 수요를 이미 확보했다"면서 "라인 전환을 통해 작년 대비 20% 수준의 케파 증량을 진행 중에 있어 연간으로 작년 대비 20%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미국 내 ESS용 배터리 생산거점 확보에 대해서도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짚었다.
미국시장과 유럽시장에 대한 전망은 두 갈래로 나뉘었다. 미국의 경우, 현지생산이 가능한 전기차용 배터리 외에 ESS용 배터리나 소형 배터리 모두 관세에 노출돼 있어 부정적 영향이 전망된다. 전기차용 배터리도 완성차 업체나 소재업체들의 관세로 인해 전반적인 수요 둔화 가능성이 적지 않다.
반면, 유럽은 EU 집행위원장이 임기 목표 중 하나로 자동차 산업 경쟁력 강화를 선정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전기차 소비 촉진을 위한 정책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유럽향 매출 비중이 높은 삼성SDI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라인 운영 효율화 등을 통해 우호적인 정책 효과를 충분히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1분기 매출 3조1768억원, 영업손실 4341억원
美 관세 불확실성 크지만 ESS용 배터리·유럽 반등 기대
"생산라인 변화, 제품 다변화 등 수익성 개선 노력"
美 관세 불확실성 크지만 ESS용 배터리·유럽 반등 기대
"생산라인 변화, 제품 다변화 등 수익성 개선 노력"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04월 25일 15:57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