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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유니콘 기업인 피규어(Figure) AI가 시리즈 C 투자 유치에 나선 가운데, 국내 기관투자자들도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30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리아에셋투자증권과 디에스자산운용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휴머노이드 로봇 업체 피규어AI의 시리즈 C 우선주 투자를 위한 프로젝트 펀드(‘카이-디에스 휴머노이드 투자조합 제1호’)를 조성 중이다.
이번 프로젝트 펀드를 통해 약 2000만 달러(한화 약 290억원)를 투자할 예정이며, 이는 전체 주식의 0.05%에 해당하는 규모다. 펀드 결성 예정일은 5월 15일이다.
2022년 설립된 피규어AI는 창업 4년 차 스타트업으로, 현재까지 누적 투자 유치액은 7억5000만 달러에 이른다. 피규어AI는 테슬라의 옵티머스(Optimus)와 함께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가장 앞선 기술을 갖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피규어AI의 기업가치는 투자 유치 단계별로 빠르게 급등해왔다. 2023년 3월 완료한 시리즈 A에서는 기업가치가 4억 달러였으며, 지난해 1월 시리즈 B에서는 약 26억 달러로 뛰었다. 총 6억 7500만 달러가 모인 시리즈 B 라운드에는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시리즈 C는 395억 달러(약 56조 8200억원)의 기업가치로 15억 달러 투자금 조달에 나섰다. 이번 투자 유치 후 피규어AI의 기업가치는 시리즈 B 대비 15배 이상 폭등하게 된다.
다만 피규어AI는 아직 유의미한 매출을 내지 못한 상태로, 밸류에이션이 상당히 높게 형성되어 있는 상황이다. 현재 진행 중인 상용화 테스트는 BMW와의 협업 사례가 유일하며, 향후 비용 절감 등 상업화를 위한 추가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휴머노이드 시장이 확대되면서 빅테크 기업의 진입 등 경쟁 심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극초기 시장으로 분류된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향후 10년 내 100조원 이상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에서 ‘핫’한 섹터의 선두 기업에 초기 투자할 수 있는 기회인만큼 국내 기관투자자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상용화가 현실화되면 기업공개(IPO)가 가능하고, 이외에도 공개매수(텐더 오퍼)나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투자금 회수(엑시트) 경로를 기대해볼 수 있다.
스페이스X나 오픈AI 사례처럼, 기술 경쟁력이 확실한 테크 기업은 사업 계획만으로도 초기 단계에서 수십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경우가 많다. 이후 실제 성과가 입증되면 기업가치는 더욱 가파르게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피규어AI는 지난해 시리즈 B 마무리 이후 오픈AI와 대대적인 기술 파트너십을 발표했으며, 발표 2주 만에 자사의 첫 휴머노이드 로봇 ‘피규어 01’을 공개했다. 이후 같은해 8월 '피규어 02'를 공개했다.
올해 2월 5일 피규어AI는 오픈AI와의 기술 협력을 전격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2주도 채 지나지 않아 피규어AI는 자체 개발한 새로운 AI 모델 ‘헬릭스(Helix)’를 공개했다. 헬릭스는 시각 데이터와 프롬프트(명령어)를 통해 인식한 언어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행동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시각·언어·행동(VLA) 모델이다.
피규어AI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헬릭스를 탑재한 로봇은 짧고 포괄적인 명령어만으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한다. 예를 들어, 식료품이 담긴 봉투를 건네며 “물건들을 정리해줘”라고 지시하면 냉장고에 넣을 물건과 선반에 둘 물건을 스스로 분류해 정리한다. 로봇끼리 물건을 건네는 동작도 수행할 수 있다.
현재 피규어AI의 창업주는 47.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양한 투자자들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엔비디아와 오픈AI는 각각 1.9%, 0.2%의 지분을 보유 중이며,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는 개인 투자 법인(Explore Investments)을 통해 2024년 1억 달러를 투자해 3.7%의 지분을 확보했다. 삼성전자의 벤처캐피털 부문인 삼성NEXT와 LG이노텍도 각각 0.2%, 0.3%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설립 4년만에 기업가치 395억달러 유니콘 기업
제2의 오픈AI·스페이스X 될까…투자자들 관심
상용화 전·경쟁 심화 가능성은 리스크로 꼽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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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04월 30일 13:21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