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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솔루션즈가 상장을 철회하면서,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상장 완주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DN솔루션즈보다 수요가 훨씬 저조한 상황이어서다.
30일 현재,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수요예측은 부진한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기관 투자자 대부분이 마지막까지 주문을 미루며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희망 공모가 밴드(1만1500∼1만3500원) 내에서 공모가가 결정될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다. 대부분의 기관이 주문을 넣더라도 밴드 하단 미만을 제시할 것이란 분위기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24일부터 30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 중이다. 공모주식 수는 총 1494만4322주로 신주 모집과 구주 매출 각 50%다. 주당 공모 희망가 범위는 1만1500∼1만3500원이며, 공모 예정액은 1718억∼2017억원이다.
시장에서는 수요 결과가 더 좋았던 DN솔루션즈가 상장을 철회한 만큼, 롯데글로벌로지스 역시 철회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재무적투자자(FI)와의 풋옵션 계약이 걸려 있어 이해관계자 간 셈법이 복잡하다는 분석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FI는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가 설립한 유한회사 '엘엘에이치(LLH)'다. 롯데지주와 호텔롯데는 이번 기업공개(IPO)에서 LLH의 구주매출 단가가 사전에 합의한 행사가격에 미달할 경우, 그 차액을 보전해줘야 한다. 보전 비율은 롯데지주 80%, 호텔롯데 20%다.
LLH는 2017년 롯데글로벌로지스에 약 2860억원을 투자하면서, 향후 상장 시 공모가가 일정 수준에 미달하면 차액을 보전받는 풋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 따라 LLH의 보장 단가는 ‘주당 평균 취득가 + 브릿지론 조달비용’에 내부수익률(IRR)을 반영한 약 5만720원으로 계산된다. 이는 이번 공모 희망가 밴드의 3배에 달한다.
단순 계산만 놓고 보면 상장 강행이 롯데 측에 유리한 구조다.
만약 롯데글로벌로지스가 공모가 하단 미만인 1만원 수준으로 확정한다고 가정하면, 롯데지주와 호텔롯데가 FI에 보전해야 할 금액은 약 3043억원이다. 상장을 철회한 뒤 FI 지분 전량을 인수하는 시나리오에서는 약 3787억원의 현금이 필요하다.
FI 입장에서도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엑시트 기회라는 평가다. 물류 산업이 침체기에 접어들어 상장이 무산되면 회수 가능성이 더 떨어지기 때문이다. FI가 투자한 지 8년이 지난 만큼, 롯데가 차액을 보전해주는 조건인 만큼 상장 강행을 선호할 수 있다.
이미 회사 측이 청약 미달 가능성까지 고려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대표주관사인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공동대표인 KB증권에 더해 키움·대신·BNK·신한·하나증권 등 총 8곳이 인수단으로 참여해서다. 공모 금액이 최대 2000억원 수준에 불과한데도 인수단이 8곳에 달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한 공모주 펀드 운용역은 "DN솔루션즈는 펀더멘탈이 더 탄탄하고 수요예측도 좋았는데도 철회한 상황인데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그보다 상황이 안 좋다"라며 "아직도 결정을 못했고, 만약 넣는다 해도 하단 미만으로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요예측이 부진한 만큼 상장을 접고 FI와의 계약 구조를 다시 조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예컨대 협의를 통해 풋옵션 행사 단가를 낮추거나, 롯데가 FI 구주 일부를 직접 매입하는 방식의 절충안이 검토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FI 입장에서는 롯데 측이 차액만큼 보전해주니 이번 기회에 엑시트를 하는 게 가장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롯데 측과의 협상 가능성도 열려있다"라고 말했다.
FI와 풋옵션 셈법 복잡한 롯데글로벌로지스
공모가 하단 미만으로 강행 시 보전금만 3000억원
수요예측 마지막날 흥행 저조…강행 여부 주목
공모가 하단 미만으로 강행 시 보전금만 3000억원
수요예측 마지막날 흥행 저조…강행 여부 주목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04월 30일 14:44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