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코인 열풍에 LIG·빗썸 대기업 집단 신규 지정…롯데는 재계 5위로 복귀
입력 25.05.02 09:28
공정위, 공시대상기업집단 신규 지정
LIG·빗썸·유코카캐리어스·대광·사조 등 5곳 포함
한국앤컴퍼니그룹·두나무 등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롯데, 토지자산 재평가로 재계 순위 한 계단 상승
한화, 신세계 등 승계과정 중에도 동일인 유지
  • 올해 자산총액 5조원이 넘는 대기업집단으로 92곳이 지정됐다. 지정학적 갈등 심화와 대외환경 변화 등으로 방위산업과 가상자산, 해운업 등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들의 몸집이 커지면서 새롭게 대기업집단에 진입했다. 지난해 토지자산 재평가를 실시한 롯데는 다시 재계 순위 5위에 올랐다.  

    1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92개 기업집단(소속회사 3301개)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공시대상기업집단 수는 지난해 대비 4개 증가한 반면, 소속회사 수는 17개 감소했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은 공시 의무,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금지 등의 규제가 적용된다.

    LIG, 빗썸, 유코카캐리어스, 대광, 사조 등 5곳은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됐다. LIG는 방위산업, 빗썸은 가상자산 거래, 유코카캐리어스는 해운업 등을 주력으로 하는 가운데 이들은 모두 지정학적 갈등 심화와 대외환경 변화에 따라 업종이 급성장하며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사조는 푸디스트, 사조씨피케이 등 7개사 인수를 통해 자산이 증가했다.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자산총액이 11조6000억원 이상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46개로 집계됐다. 한온시스템 등 3개사를 인수한 한국앤컴퍼니그룹과 가상자산 거래 활성화로 고객 예치금이 증가한 두나무 등은 상향 지정됐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상호출자 금지, 순환출자 금지, 채무보증 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등이 적용된다. 

    금감원의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로 보험계약부채가 증가해 자본이 감소한 교보생명보험과 워크아웃에 따라 에코비트 등 계열사 28곳을 매각한 태영, 계열사 주가하락 여파가 큰 에코프로 등은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하향 지정됐다. 앞서 금호아시아나는 대한항공과의 합병으로 인해 자산총액이 크게 감소하면서 지난 2월 지정 제외됐다.  

    쿠팡과 두나무는 올해도 김범석 쿠팡 의장과 송치형 두나무 의장이 아닌 법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두 집단 모두 예외기준을 충족해 사익편취 우려가 없다고 설명했다. 

    예외 요건은 ▲자연인을 법인으로 보더라도 국내 계열사 범위가 달라지지 않을 것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자연인(동일인이 되는 회사 출자는 제외) 및 그 친족이 국내 계열사에 출자하지 않을 것 ▲친족이 임원으로 재직하는 등 경영에 참여하지 않을 것 ▲자연인 및 그 친족의 채무보증·자금 대차가 없을 것 등이다.

    상위 10대 기업 중에서는 롯데(6위→5위)와 포스코(5위→6위), 농협(10위→9위)과 GS(9위→10위)의 순위가 바뀌었다. 지난해 토지자산 재평가를 실시한 롯데는 자산총액이 129조8290억원에서 143조3160억원으로 늘면서 6위에서 5위로 한 단계 올랐다. 농협은 예대마진 확대로 78조4590억원에서 80조1000억원으로 자산이 증가했다. 포스코와 GS는 철강과 석유화학 등 주력산업의 업황 악화로 인해 순위가 하락했다. 

    지난해에 이어 연속 지정된 기업집단들의 동일인들은 그대로 유지됐다. 한화와 신세계 등 일부 집단에서 동일인의 그룹 지배력이 이전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기존 동일인들의 지배력이 유지되고 있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