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딩 고비 넘긴 JKL파트너스, 올해 핵심 과제는 크린토피아·페렌벨 매각
입력 25.05.07 07:00
6호 블라인드펀드 결성 막바지 작업
올해 크린토피아·페렌벨 매각 계획
크린토피아 괄목할 회수 성과 예상
페렌벨은 마케팅 효과 지속성 관건
롯데손보 회수 지연 부담 상쇄할 듯
  • JKL파트너스는 여섯 번째 블라인드펀드(JKL 제13호) 결성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와 고금리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선방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올해 남은 과제는 크린토피아, 페렌벨 등 성과 좋은 포트폴리오들을 매각하는 것이다. 회수 성공 시 롯데손해보험 회수가 늦어지는 데 따른 부담도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IB업계에 따르면 JKL파트너스는 8000억원 규모를 목표로 6호 블라인드펀드 결성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작년 국민연금 출자사업을 따냈고 이 외에 산업은행, 우정사업본부, 노란우산공제, 새마을금고 등도 출자자(LP)로 확보했다.

    당초 JKL파트너스는 핵심 포트폴리오인 롯데손해보험 매각이 늦어지며 새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하기 어려울 것이란 시선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티웨이항공 회수 등 성과를 바탕으로 여러 출자 사업을 따냈다. 최근까지 7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저력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 펀드 결성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이전 블라인드펀드의 회수 성과에도 눈길이 모이고 있다. JKL파트너스는 연초 LP들에 세탁 프랜차이즈 크린토피아, 화장품 브랜드 페렌벨 등을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하겠다는 계획을 통지한 바 있다.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크린토피아다. JKL파트너스는 지난 2021년 8월 크린토피아를 1900억원에 인수했다.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사업을 하던 크린토피아는 호텔 세탁 전문업체 크린워시를 인수하며 B2B(기업 간 거래) 영역으로 사업을 넓혔다. 크린토피아의 작년 매출액과 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각각 2798억원, 365억원으로 인수 당시보다 2.5배 이상 증가했다.

    한 LP 관계자는 "JKL파트너스는 크린토피아 희망가로 7500억~8000억원 수준을 생각하고 있다"며 "이 정도 몸값을 받을 수 있을지는 가봐야 알지만 크린토피아가 좋은 회사인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세탁업은 특성상 겨울옷을 정리하는 2분기가 성수기로 꼽힌다. JKL파트너스는 크린토피아의 2분기 실적을 확인한 이후 하반기 중 본격적으로 매각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JKL파트너스에 적극적으로 접촉해 온 UBS가 유력한 매각 자문사 후보로 거론된다.

    페렌벨도 올해 자문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연초부터 여러 IB와 M&A 자문사들이 JKL파트너스를 찾아 매각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페렌벨은 2016년 설립 이후 뷰티 브랜드 '썸바이미'를 통해 동남아 시장을 기반으로 확장했다. 최근 페렌벨은 대표 제품 '미라클 토너'는 미국 아마존에서 토너 카테고리 4위를 기록할 정도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했다.

    JKL파트너스는 지난 2021년 12월 페렌벨을 약 2600억원에 인수했다. 페렌벨의 작년 매출은 935억원으로 인수 직후인 2022년 619억원 대비 54%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23억원에서 325억원으로 46% 늘어났다. 특히 최근 1년간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뷰티회사 중에서도 이익률이 높은 편이란 평가다.

    페렌벨이 향후 얼마나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느냐가 매각가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페렌벨은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젊은 세대의 입소문을 타며 가파르게 성장세를 이어왔다. 원매자들은 페렌벨의 가치가 제품 경쟁력 때문인지 아니면 마케팅 때문인지 꼼꼼히 살필 것으로 보인다.

    크린토피아와 페렌벨 매각 작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롯데손해보험 회수까지 여유를 가질 수 있다. JKL파트너스는 2019년 7300억원을 투자해 롯데손해보험 지분 77%을 확보했다. 2023년 이후 회수에 나섰으나 유동성 위축, 자본규제 강화 등 이유로 회수가 늦어지고 있다.

    다른 LP 관계자는 "롯데손해보험 매각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크린토피아와 페렌벨 매각이 이뤄지면 JKL파트너스는 회수 지연 부담감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