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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에 공매도 거래가 재개한지 한 달이 지났다. 하루 평균 약 7000억원에 가까운 공매도 거래가 발생하고 있는데 기대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유입 효과는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한치 앞을 예상하기 어려운 국제 정세가 이어지고 있고, 국내 정치 상황마저 요동치면서 우리나라 증시는 다소 긴 관망세를 지속하는 형국이다.
현재까지 추세로만 본다면 공매도는 2차전지와 반도체 관련 기업들에 집중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SK이노베이션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2차전지 기업들의 공매도 비중이 다른 업종에 비해 높은 상황이다.
최근들어 PBS(Prime Brokerage Service) 시장에 진출해 있는 증권사들은 이미 공매도 세력의 타깃이 되고 있는 2차전지 관련 기업들과 주목도가 급격하게 높아진 '조선' 관련 기업들의 주식을 확보하기 위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한다.
PBS는 증권대차와 신용공여, 펀드 재산 보관·관리 등 일련의 서비스를 연계해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업무를 말한다. 이 가운데 기관과 개인에 주식을 빌려와 해당 주식을 필요로하는 투자자에게 대여하는 증권대차 업무 비중이 가장 높은 편이다.
PBS는 주식을 빌려올 때 수수료 약 2~3%, 투자자에게 주식을 빌려줄 때 약 5%의 수수료율이 책정되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차익을 수익으로 챙긴다. 주식을 빌려주는 투자자들은 개인과 주식을 장기적으로 보유한 운용사들이고, 주식을 빌리는 수요는 역시 헤지펀드와 외국인 투자자 등 공매도 전략을 실행하는 운용사들이 많다.
공매도 투자 전략은 일반 주식 투자보다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로 알려져있다. 특히 단기간 내 주가가 급상승한 종목엔 공매도 전략을 수립하긴 쉽지 않다. 투자 수요가 많은 기업들의 경우 가벼운 이벤트에도 주가가 급등락을 거듭할 수 있기 때문에 주가가 예상치 못하게 갑자기 상승한다면 공매도 투자자는 갑자기 마진콜(margin-call)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따라서 공매도의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업황이 꺾일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 향후 주가가 완만한 우하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에 집중되는 경향이 강하다. 4월 공매도 제도가 전면 재개한 이후 공매도 잔고가 급증한 2차전지 관련 기업들 역시 지난해부터 업종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며 주가가 하향곡선을 그리던 추세였다. 공매도로 인해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기보단 , 주가가 떨어지는 추이에 공매도가 올라탔단 표현이 좀 더 정확하다.
조선주의 경우는 상황이 좀 다르다. 방위산업에 대한 전세계적 관심이 집중한 상황, 특히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조선사들과의 협업을 언급하면서 최근 들어 주가가 급상승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아직까지 가파른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고 여전히 목표주가를 높여 잡는 증권사들도 등장하는 형국이다. 조선 업종을 대표하는 기업으론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으로 20여개 기업 이상이 조선업으로 분류돼 있다.
업황의 최전성기임에도 불구하고 증권사 PBS에서 조선 주식을 확보해 두려는 움직임은 이제 조선업이 '고점'을 지나고 있다고 판단하는 투자자들이 점차 늘고 있단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당장 공매도에 나설 세력들이 많다기 보단 하락장에 들어설 시기에 맞춰 기회를 옅보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뜻이다.
오랜기간 주식시장에 몸 담았던 투자자들은 경험해 봤듯이 조선업황은 일정한 사이클을 나타내는 경향이 강하다. 지금은 역대급 수주에 조선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의 가치가 고공행진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예전보다 더 가파른 하향 곡선을 그릴 수 있단 우려도 무시하긴 어렵다.
취재노트
2차전지 기업들 공매도 잔고 상위권에 포진
'조선株' 확보하려는 PBS도 급증
조선사 가파른 상승세에 공매도 실현은 '아직'
하락기 들어서면 공매도 집중 타깃 될 수도
2차전지 기업들 공매도 잔고 상위권에 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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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기 들어서면 공매도 집중 타깃 될 수도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05월 06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