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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게이트 창업자 권혁빈 최고비전책임자(CVO)와 배우자의 이혼 소송이 본격적인 분기점에 접어들었다. 재산 분할의 핵심이 될 회사의 '지분 가치'에 대한 법원의 감정 결과가 나오면서 이를 두고 양측의 치열한 공방이 시작됐다.
최대 8조원대로 추산되는 권 CVO 보유 지분이 재산 분할 대상이 될지 주목되는 가운데, 이혼이 성립될 경우 국내 재계에서 유례없는 규모의 재산 분할이 될 전망이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달 초 권혁빈 CVO와 아내 간의 이혼 소송과 관련해 재산 분할 대상이 될 회사 지분 가치에 대한 법원의 감정 결과가 나왔다. 앞서 지난해 서울가정법원 가사3부는 권 CVO 부부의 재산 감정을 맡을 외부 감정인으로 대주회계법인을 선정했고, 이에 따라 감정 평가가 진행됐다.
해당 감정 결과는 법원이 권 CVO 부부의 이혼을 인정할 경우 재산 분할 작업의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감정 결과에 따르면 지분 가치는 최대 8조원으로 평가됐다. 다만 이 수치는 다양한 가정을 전제로 한 것으로, 상황에 따라 4조원대에서 7조원대까지 여러 가능성이 제시된 상태다.
이번 감정 결과로 지분 가치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이제부터 해당 결과를 두고 양측의 본격적인 공방이 시작된다. 양측은 감정인을 상대로 사실조회 등을 이어가며 치열한 대립을 벌일 전망이다.
권 CVO는 지난 2022년 11월, 아내 이모 씨로부터 이혼 소송을 당했다. 이 씨는 남편이 보유한 스마일게이트 홀딩스 지분 전체의 절반을 재산 분할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 홀딩스는 스마일게이트 그룹 전체의 지주회사로, 권 창업자가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스마일게이트 홀딩스가 비상장사인 만큼, 지분 가치 산정의 난이도도 높다. 스마일게이트의 해외 투자 등 포함되어야 할 항목이 복잡하다는 평가다. 이혼 소송이 불거지며 스마일게이트 내부에서도 투자 자산 등 회사 자산에 대한 가치 평가 작업이 분주하게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산 분할이 주식으로 이뤄지든, 현금이나 다른 자산으로 이뤄지든 권 부부의 재산 중 상당 부분이 회사 지분인 만큼 결국 핵심은 '지분 가치'다. 권 CVO 입장에서는 지분 가치가 낮을수록 분할 금액이 줄어드는 반면, 아내 입장에서는 지분 가치가 높을수록 분할 규모가 커진다. 지분 가치가 정해지면, 분할 비율을 어떻게 설정할지도 주요 쟁점이다.
업계에서는 법원이 이혼을 인정할 경우 조 단위 재산 분할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권 창업자는 2001년 이 씨와 결혼했고, 2002년 스마일게이트를 공동 창업해 지분을 7대 3으로 나눴다. 이 씨는 같은 해 임신으로 권 CVO에게 대표이사직을 넘겼고, 이후 3년 간 등기이사로 근무하다 2005년 12월 경영진에서 물러났다.
그 후 권 CVO는 여러 차례 유상증자와 유상감자 등을 거쳐 지분 100%를 확보했고, 이를 기반으로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와 스마일게이트RPG 등 주요 계열사를 거느리는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대부분의 자산 형성이 결혼 이후에 이뤄졌고, 배우자가 창업 초기부터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한 만큼 기존 재벌가 이혼 소송과는 결이 다르다는 평가다.
이혼이 인정될 경우 재산 분할은 불가피하지만, 그 대상에 회사 지분이 중점적으로 포함될지는 미지수란 평가다.
권 창업자가 지분 분할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현금 등 다른 자산으로 분할이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권 창업자가 스마일게이트 홀딩스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지분에 대한 애착이 상당히 크다고 전해진다. 현재까지 권 창업자는 이혼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산 분할 대상에서 주식이 제외되고 현금 등으로 정산될 경우, 권 CVO는 조 단위 현금을 마련해야 할 수도 있다. 이 같은 대규모 이혼 건에서는 부동산 매각 등 다양한 방식으로 현금을 확보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세금 문제가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주식으로 분할할 경우 양도세가 부과되지 않지만, 현금 분할을 위해 권 CVO가 주식을 매각하게 되면 양도소득세가 발생하는 까닭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대기업 오너 부부의 이혼 소송 중 가장 큰 재산 분할 규모는 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씨의 사례였다. 항소심에서 최 회장이 노 씨에게 1조 3808억원을 현금으로 분할하라는 판결이 내려졌으며, 이 사건은 현재 대법원에서 심리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권 CVO 부부의 이혼 소송은 법원 감정 결과가 나온 만큼 이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 초에는 결론이 날 것”이라며 "최 회장과 노소영 씨 건은 초기에 노소영 씨가 이혼을 거부하면 성립 자체가 되지 않는 것이었고 이후 양측의 맞소송으로 이어지면서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권 CVO 부부 이혼 건은 이미 ‘이혼 사유’에 대한 양측의 공방은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법원의 판단이 남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분 가치 최대 8조원" 법원 감정 결과 두고 양측 공방
이혼 성립 시 조 단위 재산 분할…지분 포함 여부 쟁점
권 CVO '이혼 거부' 고수…현금 정산 시 조 단위 부담도
이혼 성립 시 조 단위 재산 분할…지분 포함 여부 쟁점
권 CVO '이혼 거부' 고수…현금 정산 시 조 단위 부담도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05월 09일 15:2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