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자산운용, 1년만 공모채 시장 복귀…기관 세일즈 전략 주목
입력 25.05.21 07:00
올해 첫 공모채 조달…최대 800억원
KB증권, 단독 주관 도맡아
"리테일 시장서 물량 소화 전망"
  • 이지스자산운용이 올해 처음으로 공모채 시장을 찾았다. 이지스자산운용 회사채는 비교적 높은 금리로 리테일에서 인기가 많은 종목 중 하나인데 부동산 업황 침체 장기화는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A-)은 총 400억원 규모로 공모채 발행 계획을 세웠다. 트랜치(만기)별로는 1년물 100억원, 2년물 300억원 등이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800억원까지 증액 한도도 열어뒀다.

    공모 희망 금리는 개별 민간채권평가사(민평) 평가금리 대비 -30~+3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한 이자율을 제시했다. 오는 21일 수요예측, 29일 발행을 목표로 한다.

    이지스자산운용의 공모채 발행은 지난해 6월 이후 1년여만이다. 당시 총 8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에서 일부 만기물에서 미매각을 경험한 후 ▲2024년 7월 500억원 ▲지난 2월 350억원 등 줄곧 사모채로 자금조달을 이어왔다.

    이번 발행은 KB증권이 단독 주관을 맡았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주로 사모시장에서 자금조달을 이어오다가 지난 2020년 공모채 시장에 데뷔했다. 당시 300억원 규모의 공모채 조달 데뷔전에서도 KB증권이 단독 주관을 맡으며 조력자 역할을 했다.

    이후 이지스자산운용의 공모채 조달액이 늘어나게 되면서 KB증권 외에도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이 주관사단을 늘렸다. 지난해 2월에는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으로 주관사단을 구성해 KB증권이 빠지기도 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공모채 시장에 데뷔한 이래 KB증권을 주관사단에서 제외한 적은 처음이다. 하지만 주관 당시 수요예측 결과는 아쉬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지난해 6월 발행에서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공동 주관 업무를 맡았고, 이번 발행에서는 KB증권이 단독 주관을 맡게 됐다. KB증권이 이지스자산운용과 오랜기간 파트너십을 맺어왔으며, 지난 1분기 리그테이블 경쟁에서 밀린 KB증권이 선두 탈환을 위해 일반회사채(SB) 단독 주관 자리를 노리고 있는 것과 연장선상에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지스자산운용 회사채는 비교적 높은 금리로 리테일 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종목으로 꼽힌다. 일례로 이지스자산운용18-1의 발행금리는 연 7.0%지만, 장외에서의 평균 유통수익률은 6.3%대로 집계됐다. 이지스자산운용 매수 수요가 늘면서 채권 가격이 올라 금리가 하향 조정됐음을 알 수 있다.

    시장에서는 발행 금리 수준을 고려했을 때 리테일 시장에서 물량 소화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사들이 이지스자산운용 회사채를 인수한 후 리테일 시장에서 셀다운(재매각)하는 방식이다. 19일 기준 이지스자산운용의 3사 평균 민평금리는 4.8~5.2%대로, 공모 희망 금리 밴드 수준을 감안했을 때 이번 회사채의 발행 금리는 4.5~5.5%대에서 형성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 4월 말 기준 부동산펀드 운용자산(AUM) 67조원으로 1위 운용사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해외 대체투자 관련 리스크가 대두되며 기관 투심이 악화하고 있다는 우려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이지스자산운용의 신용등급에 대해 'A-(안정적)'로 평가했다. 

    이혁진 한기평 연구원은 "부동산 개발 경기 침체와 해외 상업용부동산 가치하락이 지속될 경우 관련 투자자산, 운용보수 회수가능성 저하로 인한 손실 부담 가능성이 내재한다"며 "운용자산 크레딧 이슈 반복 발생시 평판자본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