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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가 세 번째 상장을 추진하며 주관사단을 다시 꾸린다. 상장 시도 때마다 주관사를 교체하는 사례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딜 난도가 워낙 높다는 평이 많은 데다, 반복된 주관사 교체와 토스의 상장 주관 계약 등 복잡한 이해관계가 증권사 입장에선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IB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최근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를 대상으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배포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키움증권 등은 RFP를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케이뱅크는 앞서 2022년과 2024년 두 차례 상장을 시도했으나 모두 철회했다. 첫 번째 상장 당시엔 증시 부진을 이유로 증권신고서 제출 전 철회했고, 2024년에는 기관 수요예측 부진으로 상장을 접었다. 두 번째 상장 철회 당시 예비심사 효력이 남은 기간 내 공모 구조를 재정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결국 올해 초 상장을 철회하며 세 번째 도전에 나선다.
케이뱅크는 첫 번째 상장 추진 당시엔 NH투자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간을, 두 번째 상장 추진 당시엔 NH투자증권,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를 대표주관으로 선정했다.
두 번째 주관사 재선정 당시에도 케이뱅크는 "기존 주관사들과 계약이 종료됐기 때문에 새로 뽑는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증권업계에선 일반적인 IPO 대표주관 계약이 2~3년 단위이거나 '상장 완료 시'까지인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계약 구조라는 해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상장 주관 계약을 1년으로 설정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며 "매번 상장이 무산될 때마다 주관사를 교체하는 구조는 주관사 책임론으로 번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케이뱅크가 상장 무산의 책임을 주관사로 돌리려는 모양새로 외부에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딜 난도도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조(兆) 단위 공모 규모의 빅딜이지만, 재무적투자자(FI)의 자금회수(엑시트)를 위한 구주매출 비중이 크고, 인터넷전문은행 특성상 성장 스토리도 제한적이다. 공모주의 기본인 '성장성'이 부족하다는 점은, 지난해 수요예측 부진으로 철회한 배경과도 맞닿아 있다.
실적도 악화됐다. 케이뱅크는 올해 1분기 16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500억원) 대비 68.2% 감소했다. 이자수익 감소가 주요 원인이다.
증권사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RFP를 받은 하우스들도 무작정 반기는 분위기만은 아니다.
특히 지난해 인터넷은행인 토스의 상장 주관사로 선정된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이 이번에도 모두 RFP를 받았지만, 의사결정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는 평이다. 토스가 국내가 아닌 미국 상장을 예고하긴 했지만, 이들 증권사와 토스 간의 주관 계약이 아직 해지되지 않은 상태인 까닭이다. 케이뱅크 주관사 참여는 토스와의 관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남아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이번 RFP를 아예 받지 못한 점도 눈에 띈다. 업계에선 "작년에 케이뱅크 RFP를 받고도 토스의 대표주관사라는 이유로 참여하지 않았던 전력에 더해, 카카오뱅크의 주요 주주(1분기 기준 지분율 27%)라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케이뱅크 제안서는 제출할 가능성이 높지만, 딜 난도가 워낙 높아 주저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투 제외 주요 증권사 RFP 받아
두 번째 상장 주관사들과 '1년 계약'…"이례적 평가"
수익성·성장성 모두 부담…증권사들 셈법 복잡
한투·미래·삼성證 토스와 주관 계약 아직 해지 안 해
두 번째 상장 주관사들과 '1년 계약'…"이례적 평가"
수익성·성장성 모두 부담…증권사들 셈법 복잡
한투·미래·삼성證 토스와 주관 계약 아직 해지 안 해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05월 22일 15:36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