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CB 움켜쥔 투자자들, BTS 완전체 기대감에 ‘방긋’
입력 25.05.26 11:09|수정 25.05.26 11:10
주가 상승세 오르면서 투자자들 물량 확보 나서
투자자 모집 당시 난항…지금은 '효자 딜'로 부상
BTS 내달 모두 전역…내년부터 실적 기여 기대감
  • 하이브 전환사채(CB) 투자자들이 최근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발행 당시엔 할증 조건과 경영 리스크 탓에 외면받았지만, 주가 반등과 BTS 완전체 컴백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수익 구간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뒤늦게 해당 CB를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25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4000억원 규모로 발행된 하이브 CB가 완판된 가운데, 최근 일부 기관투자자들이 시장에서 해당 물량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주가 추가 상승이 기대되면서 전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해당 CB는 미래에셋증권이 단독 주관했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해당 CB는 당초 투자자 모집이 난항을 겪었으나, 현재는 수익 구간에 진입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며 “CB 매입 수요가 점차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브 CB는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 모두 0%이며, 전환가액은 발행 당시 기준 주가에 20%를 할증한 21만8000원으로 설정됐다. 보통주 전환은 발행 1년 후인 올해 10월부터 가능하며, 3년 이후부터는 6개월마다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도 행사할 수 있다. 현재 주가는 28만원 수준이다.

    지난해 10월 발행 당시에는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경영권 분쟁, 뉴진스 탈퇴 논란 등으로 시장의 하이브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던 시점이었다. 여기에 할증 발행까지 겹치면서 기관투자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결국 미래에셋증권이 일정 물량을 인수하며 리스크를 떠안았고, 잔여 물량은 시간이 지나면서 순차적으로 소화됐다. 주가 반등이 본격화된 올 2월에는 모든 물량이 시장에서 소화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주가 수준에서 해당 CB가 모두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유통 주식 수 대비 약 4.5%에 해당하는 180만주가 새로 발행된다. 주식 전환 시 오버행(overhang) 부담은 불가피하지만, 상당수 투자자들은 이를 감수하고도 전환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주요 투자자로는 JB컨소시엄(JB우리캐피탈, 티앤케이PE, IBK캐피탈)이 가장 큰 규모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기관투자자는 “물량이 한꺼번에 전환되면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도 “방탄소년단(BTS) 완전체 컴백과 실적 성장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목표주가가 30만원 이상으로 제시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로 하이브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5006억원, 영업이익 21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7%, 50.4% 증가했다. 1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이다. 최근 하이브는 비핵심 사업 정리에 집중해왔고, 멀티레이블 체제의 실적 기여도도 점차 본격화되고 있다. 

    여기에 다음 달 BTS 멤버 전원이 전역하면, 현재 미정이긴 하지만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완전체 활동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전역을 앞둔 BTS 멤버들도 활동 재개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내년에는 BTS의 활동 재개 기여도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가 기대감이 더해진 것으로 파악된다.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나증권은 최근 하이브의 목표주가를 기존 31만원에서 33만원으로 상향 조정했고, 시가총액 기준 15조원을 제시했다. 현재 하이브 시총은 약 11조8000억원 수준이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BTS 완전체 활동이 6월부터 재개될 예정으로, 향후 2년간 이익이 2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일본, 한국, 라틴아메리카, 미국 등에서 신인 보이그룹의 데뷔 계획도 구체화되고 있고, 여기에 중국의 한한령(한류 제한령) 완화 기대까지 겹치면서 기업가치는 15조원 이상, 주가는 35만원대까지 상승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