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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손해보험의 후순위채 콜옵션(조기상환권) 미행사 여파로 자본성증권 전반에 투자자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 이후 신한라이프생명보험이 보험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콜옵션 선제 대응을 위한 후순위채 발행에 나섰다. 비교적 높은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등 자본의 질적 우수성을 강조해 기관 대상 세일즈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한라이프는 후순위채 총 3000억원 규모 발행을 앞두고 있다. 10년 만기 5년 후 콜옵션을 조건으로 하며,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5000억원까지 증액할 예정이다.
공모 희망 금리는 3.3~3.9%로 고정 금리 수준을 제시했다. 오는 27일 수요예측, 6월 5일 발행 예정이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 KB증권이다.
이번 발행은 신한라이프가 지난 2020년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행사일에 맞춰 차환하기 위한 목적이다. 당시 총 3000억원 규모로 3.6%의 금리 수준에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바 있다. 해당 신종자본증권은 오는 8월 11일부터 국고채 5년물 금리와 가산금리인 연 2.563%(스텝업 마진)를 합한 금리로 조정이 이뤄진다.
신한라이프의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후순위채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투심을 엿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롯데손해보험이 후순위채 콜옵션을 행사하지 못하며 채권시장 전반에 불안감을 키우면서다. 이후 CJ CGV가 롯데손해보험 사태 이후 첫 자본성증권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일부 미매각이 발생하기도 했다. CJ CGV의 발행에 관심을 보이는 기관투자자들이 많았으나, 롯데손해보험 사태로 인해 수요예측 막판에 투자자 이탈이 발생했다는 후문이다.
다만 신한라이프는 롯데손해보험과 사정이 다르다는 평가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신한라이프의 후순위채에 대해 'AA+(안정적)'으로 평가했다. 채무상환의 후순위성을 반영해 보험금지급능력평가(AAA) 신용등급 대비 1노치(notch) 낮은 수준이다.
올해 1분기 기분 신한라이프의 킥스비율은 188.3%로 집계됐다.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킥스비율은 지난 2023년 말 250.8%, 2024년 말 205.7% 등의 순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는 제도 강화와 매크로 환경 변화 탓이라는 설명이다. 금리 인하와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등으로 가용자본이 감소하면서다. 이러한 요인을 감안했을 때 규제 버퍼가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기준 보험이익률도 22.7%로 업계 평균(12.%%)보다 우수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21년 오렌지라이프와의 합병 이후 보장성보험 중심의 보험계약마진(CSM) 성장과 손해율 관리가 이뤄지면서다.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안전자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69.0%로 보수적 자산 운용을 하고 있다.
안태영 한기평 연구원은 "신한라이프는 우수한 CSM 확보능력과 이익창출력에 힘입어 자본적정성은 우수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제도 정교화 과정에서 자본관리 부담이 증가할 수 있으나, CSM 확보, 재보험 확대를 통해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성증권 추가 발행 여력도 충분히 보유 중"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주관사단은 신한라이프의 '자본의 질'이 우수하다는 걸 강조해 기관투자자 대상 세일즈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라이프는 직전 후순위채 발행인 지난 2023년 6월에도 최초 모집액의 두 배가 넘는 자금이 몰리며 증액 발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당시 크레디트스위스(CS) 코코본드 상각(채권 손실) 사태 이후 자본성증권에 대한 불안심리가 대두됐으나, 성공적으로 발행을 마친 셈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킥스비율 등 자본건전성 지표가 안정적임을 기관투자자에게 강조해 세일즈에 나설 예정"이라며 "생보사 중 상위권 점유율을 유지 중인 데다 자산 포트폴리오 위험도도 낮아 롯데손보 케이스와는 다르다고 평가받는다"고 설명했다.
차환용 후순위채 최대 5000억원 조달
수요예측 결과 주목…후순위채 투심 엿볼 수 있어
"건전성 지표 안정적…롯데손보 케이스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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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05월 26일 16:03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