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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마린솔루션이 신규 설비 투자를 위해 278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상장 예정 주식 수는 기존 주식 수의 60%에 달하는 1957만주로, 상장 이후 최대 규모다. 자금 사용처는 명확하지만, 설비 투자를 유상증자보다 먼저 공시하며 기존 주주 보호에 소홀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7일 오전 11시 15분 기준, LS마린솔루션은 전일 대비 7% 하락한 1만806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 한때 11% 넘게 빠지며 1만7280원까지 낙폭을 키웠다. 전체 주식 수의 60%에 달하는 신주가 발행되지만, 예상보다 주가 낙폭은 크지 않은 모습이다.
LS마린솔루션은 전날 장 마감 직후 1주당 0.6주를 배정하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조달 목적은 해저케이블 포설선(CLV; Cable-Laying Vessel) 신규 발주로, 총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 전부가 투입된다. 이는 26일 기준 시가총액(6300억원)의 약 44%에 해당하는 규모다.
발행가는 1만4220원, 할인율은 20%다. 총 1957만주의 신주가 발행되며, 7월 30일 확정 발행가가 결정된다. 구주주 청약은 8월 4~5일, 일반 청약은 7~8일 진행되며, 신주는 8월 28일 상장될 예정이다.
LS마린솔루션은 이날 유상증자 공시에 앞서 오후 4시 12분, 3458억원 규모의 CLV 신규 투자를 먼저 공시했다. 해당 공시 직후 주가는 1만9400원에서 2만2700원까지 17% 급등했다. 그러나 20분 뒤 유상증자 공시가 나오며 급등분 이상을 반납했다. 공시 간 시차로 인해 주가가 급등락한 셈이다.
발행사와 주관사단은 고의적인 행동이 아니며, 전산 상 오차로 인해 20분 간격으로 시간 차이가 났다는 설명이다. 대체거래소 도입 이후 정규장 마감 후에도 주식 거래가 진행되며 주가 급등락 폭이 커진 면도 있다는 평가다.
이번 유상증자의 흥행 여부는 최대주주인 LS전선의 참여 여부에 달렸다는 평가다. 최대주주가 유상증자에 적극 참여할수록 자사 주가에 대한 신뢰를 시장에 전달할 수 있고, 지분 희석에 대한 우려도 완화된다. LS전선은 현재 LS마린솔루션 지분 66.75%를 보유하고 있다.
증권신고서상 LS전선의 참여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전일 애널리스트 대상 IR에서도 실권주 인수 여부에 대한 질문에 "답변이 어렵다"고만 언급했다. 일반적으로 대규모 유상증자의 경우 최대주주가 이른 시일 내에 청약 의지를 밝혀 주가 부담을 줄여주는 것과는 다소 다른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LS전선이 참여하지 않을 경우 지분율은 41.74%로 떨어지고, 100% 청약 시엔 67.82%까지 유지된다.
올 상반기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 삼성SD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포스코퓨처엠 등은 모두 최대주주가 전량 청약을 약속하며 시장의 신뢰를 이끌어낸 바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삼성SDI 유증에 최대 청약 한도(배정 물량의 120%)까지 초과 청약하며 안정성을 높였다.
눈길을 끄는 점은 2800억원대 공모 규모에 비해 인수단이 화려하다는 점이다. 대표 주관사는 KB증권과 키움증권이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 공동 인수단에 이름을 올렸다. 모집주선은 LS증권이다.
계열증권사 포함 8곳의 증권사를 동원하는 셈인데, 이 때문에 증권가 일각에서는 LS전선이 일정부분 실권할 것을 염두에 두고 소액주주 및 일반 투자자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인수단을 넓게 꾸린 게 아니겠느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LS그룹 계열사들이 IPO, 유상증자 등 자본시장 거래를 확대하면서 증권사들과의 접점도 넓혀가고 있다"며 "LS전선이 증자 참여 규모를 이른 시일 내에 확정해 공시해야 대규모 증자 및 늑장 공시 논란으로 날이 선 기존 주주들의 불만을 수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자 통한 자금 100% 해저케이블 포설선 발주에 사용
신규 투자 공시를 유상증자 공시보다 20분 먼저 발표
지분 67% 보유한 LS전선, 유증 규모 참여 "미확정"
신규 투자 공시를 유상증자 공시보다 20분 먼저 발표
지분 67% 보유한 LS전선, 유증 규모 참여 "미확정"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05월 27일 13:19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