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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브로드밴드가 판교 데이터센터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지난 4월에 이어 두 달 만의 공모채 발행이다. 유심 해킹 사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SK텔레콤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된 점이 수요예측 결과에 영향을 미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AA)는 최대 5300억원 규모로 공모채 발행 계획을 세웠다. 구체적인 트랜치(만기)와 트랜치별 모집액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 희망 금리는 개별 민간채권평가사(민평) 평가금리 대비 -30~+3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한 이자율을 제시했다. 오는 6월 11일 수요예측, 19일 발행을 목표로 한다.
이번 발행 자금은 판교 데이터센터 인수를 위해 활용할 예정이다. SK㈜ 이사회는 SK AX(구 SK C&C) 소유의 판교 데이터센터를 SK브로드밴드에 양도하는 안을 결의했다. 데이터센터 자산과 영업권 일체를 넘기는 거래로 양도가액은 5068억원이다. 거래 종료 일자는 오는 6월 30일이다. 실제로 지난 1분기 기준 SK브로드밴드의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는 5702억원으로 공모채 발행을 통해 추가 현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데이터센터 인수가 이뤄지면 SK브로드밴드는 가산·서초·일산 등 기존 8개소에 판교를 더해 총 9개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게 된다. SK텔레콤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 후 첫 대형 투자다.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인프라 운영 주체를 명확히 하고, 자산을 수익성 기반 계열사로 집중시켰다는 평가다.
SK텔레콤의 유심 해킹 사태가 SK브로드밴드 회사채 수요예측 결과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인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 4월 직전 회사채 발행에서 1400억원 모집을 위한 수요예측에 1조2300억원의 매수 주문이 몰려들며 흥행한 바 있다. 당시에는 모든 트랜치에서 언더 발행에 성공했다.
SK브로드밴드는 이번 발행을 위해 주관사단에도 약간 변화를 줬다. KB증권과 SK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직전 4월 발행에서는 신한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과 함께 했었다. SK브로드밴드는 그간 SK증권을 포함해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을 번갈아 가면서 선임하는 기조를 유지해 왔다.
시장에서는 미매각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일상적인 영업활동을 위한 자금조달이라는 점에서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기관이 회사채 수요예측에 참여할 때 조달 이유를 다 살펴본다"며 "SK브로드밴드의 이번 발행 이유가 데이터센터 인수라는 점에서 일상적인 영업활동을 위한 자금 조달로 볼 수 있다. 인수합병(M&A) 이슈가 있거나 레버리지 투자를 실시할 경우 스프레드에 반영이 되는데 이번 경우는 그렇지 않으며, 수요예측에서도 목표액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발행 금리 수준이 다소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직전 발행에서 SK브로드밴드는 3년물 2.755%, 5년물 2.868%, 10년물 2.970% 등 2% 후반에서 자금 조달을 마쳤다. 지난해 12월 3% 초반대에서 발행금리가 결정된 점을 감안했을 때 30~40bp(1bp=0.01%포인트)가량 낮은 수준이다.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SK브로드밴드는 매년 회사채 시장을 찾는 정기 이슈어 중 하나"라며 "목표액 조달은 가능하나, 발행 금리 수준이 지난 4월보다 다소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SK브로드밴드, 최대 5300억원 규모 자금 조달
구체적인 트랜치·트랜치별 모집액 논의 중
미매각 우려 낮아…"일상적인 영업활동 위한 자금 조달"
구체적인 트랜치·트랜치별 모집액 논의 중
미매각 우려 낮아…"일상적인 영업활동 위한 자금 조달"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05월 30일 15:49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