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IMM 보유 SK엔무브 지분 매입 가닥
입력 25.06.23 07:00
2021년 SK엔무브 40% 매각…5년내 상장 약속
올해 상장 추진했으나 '중복상장' 문제로 제동
IMM 보유지분 매입 협상 중…가치산정 핵심
  • SK이노베이션이 SK엔무브 재무적투자자(FI) 자금을 상환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19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IMM크레딧앤솔루션(ICS)이 보유하고 있는 SK엔무브 지분 30%를 되사오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김앤장(ICS)과 광장(SK이노베이션) 등 법무법인이 자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2021년 7월 ICS에 SK엔무브(당시 SK루브리컨츠) 지분 40%를 1조1000억원에 매각했다. SK엔무브 기업가치는 약 2조7500억원으로 평가됐다. 상장 전 투자유치(Pre IPO) 성격 거래인 만큼 ICS는 SK엔무브 상장으로 투자금을 회수하기로 했다. 5년 내 상장하되 내부수익률(IRR) 5.7% 이상이 돼야 한다는 적격상장(Q-IPO) 조건을 확보했다.

    SK이노베이션은 작년 콜옵션을 행사해 ICS의 SK엔무브 지분 10%를 1427억원을 주고 되사왔다. 대규모 배당으로 ICS 지분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IRR 기준을 충족한 데 따른 것이다. 잔여 지분에 대해서는 콜옵션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11월 SK엔무브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상장 준비를 본격화했다. 회사는 2013년, 2015년, 2018년 세 차례 상장에 실패한 이력이 있지만 신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실적도 개선된 터라 네 번째 시도에선 성공할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 지난 5월 상장예비심사 사전 협의 과정에서 SK엔무브의 '중복상장' 문제가 불거졌다. 한국거래소가 모회사 주주를 보호할 방안을 보강할 것을 요구했다. ICS 투자회수를 위해 구주매출 중심의 공모 구조를 짠 것도 부담이 됐다. 결국 SK엔무브 상장이 무산됐다.

    약속한 적격상장 기한이 1년여 남았지만 새 정부의 주주 보호 의지가 강한만큼 다시 증시 입성을 타진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ICS 측 지분을 되사오는 고민을 하게 됐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이 콜옵션을 가지고 있지 않은 만큼 ICS와 협의를 통해 거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핵심은 결국 SK엔무브 기업가치를 어떻게 보느냐다. ICS는 투자 첫해는 배당을 받지 못했지만 2022~2024년 사이 6000억원 수준의 배당을 수취했고, 작년 지분 10% 매각 대금도 받았다. 나머지 지분 30% 매각가에 회수 성적표가 달려 있다. 반대로 SK이노베이션으로선 직접 나서든 제3자를 앞세우든 최대한 싸게 사오는 것이 유리하다.

    아직 구체적인 금액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시장에선 ICS의 SK엔무브 지분 30% 거래 금액이 1조원 미만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거래가 이뤄지려면 SK이노베이션 이사회에서 금액 범위에 대한 승인이 먼저 나야 한다. 오는 25일 SK이노베이션 이사회에서 이와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지 관심이 모인다.

    최근 SK이노베이션 경영진이 교체된 것은 변수다. 회사는 지난달 장용호 SK㈜ 대표이사를 CEO인 총괄사장으로 선임했다. 장 사장 부임 후 기존에 검토하던 안들을 보수적으로 살피는 기류로 바뀐 알려졌다. 협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거래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SK이노베이션 측은 "SK엔무브와 관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