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수처리 인수금융 선점한 NH證…글랜우드 딜, 누가 더 붙을까
입력 25.06.25 07:00
NH증권이 LOC 제출하며 주선사 한자리 확정
남은 주선사 자리 두고 금융사 간 치열한 경쟁
  • LG화학이 13일 수처리 필터 사업부(워터솔루션)를 사모펀드 운용사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글랜우드PE)에 매각하기로 최종 확정하면서, 거래 규모 1조4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딜이 본격 궤도에 올랐다. 동시에 이를 뒷받침할 인수금융 시장에서도 물밑 경쟁이 시작됐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글랜우드PE는 이번 인수에 기존 2호 블라인드 펀드와 신규 조성 중인 3호 펀드를 조합해 자금을 마련한다. 여기에 코인베스트먼트 펀드와 인수금융을 병행하는 구조다. 3호 펀드는 최대 1조5000억원 규모로 설정됐으며, 최근 약 1조1000억원을 모집하며 1차 클로징을 마쳤다. 국민연금, 교직원공제회, 해외 연기금 등이 출자자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쿼티 비중이 높은 구조 덕분에 인수금융은 4000억~5000억원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통상 인수 자금의 절반가량을 대출로 조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그만큼 대주단 입장에선 리스크 부담이 줄어든다는 평가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인수금융 주선사 자리를 두고 금융사 간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최근 NH투자증권이 LOC(투자확약서)를 먼저 제출하며 주선사 한 자리를 선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NH투자증권은 과거 동양매직 인수 거래를 함께하며 글랜우드와 협업한 경험이 있으며, 이번 거래에서도 손발을 맞추게 됐다. 

    남은 한 자리를 두고는 글랜우드PE에 출자한 금융기관들이 경쟁 중이다. 펀드 출자자(LP)들이 인수금융 참여를 통해 수수료 수익을 노리는 셈이다. 출자 규모와 기존 거래 이력을 고려할 때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한 곳이 공동 주선사로 낙점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수금융 신규 딜 자체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사 입장에선 실적 확보를 위한 전략적 움직임에 나설 필요가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글랜우드의 LG화학 수처리 필터 사업부 인수금융을 두고 금융사 간 경쟁이 본격화됐다"며 "글랜우드와 협업 관계를 쌓아온 NH투자증권이 한 자리를 확보했고, 나머지 한 자리를 두고도 복수 금융사가 접촉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글랜우드는 지난해에도 LG화학 진단사업부(현 인스트로비)를 인수하며 LG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연이은 계열사 사업부 매각에서 연속 승기를 잡으며 국내 대형 LP들로부터도 존재감을 각인시켰다는 평가다.

    LG화학의 수처리 사업은 2014년 미국 나노H2O를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진출한 영역으로, 청주공장을 거점으로 글로벌 2위 수준까지 성장했다. 지난해 기준 매출 약 2500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약 65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