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마그룹 분쟁 장기화 조짐에 주도권 높이려는 에이피알·구다이글로벌
입력 25.07.03 07:00
K뷰티 호황기에 분쟁 장기화시 경쟁력 약화 우려 제기돼
분쟁으로 인한 문제 체감하기 어렵고 영향 미미하다는 평도
  •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콜마그룹에 K뷰티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K뷰티 인기를 주도하고 있는 인디브랜드들이 한국콜마 등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만큼 향방을 주시하고 있다. 시기에 대한 아쉬움과 현재의 우려는 과도하다는 평이 동시에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선 중소형 ODM사와의 거래를 늘리는 모습도 보인다.

    콜마그룹의 분쟁은 지난 4월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이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에게 주주서한을 보내면서 시작됐다. 윤 부회장은 콜마비앤에이치의 실적부진을 이유로 자신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도록 하는 내용의 주주서한을 보냈다. 그러나 윤 대표가 이를 거부하자, 윤 부회장이 대전지방법원에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신청하면서 남매 간 다툼이 불거졌다.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은 지난 5월 콜마그룹 창립 35주년 기념식에서 "한국콜마로 대표되는 화장품·제약 부문은 윤상현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로 대표되는 건강기능식품 부문은 윤여원 대표가 각각 맡기로 한 것은 충분한 논의와 합의를 거친 결과"라고 밝히며 중재에 나섰다. 그럼에도 윤 부회장이 강경한 입장을 보이자, 윤 회장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윤 부회장을 상대로 콜마홀딩스 주식 230만주(현재는 무상증자로 460만주)의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2019년의 주식 증여를 두고 윤 회장 측은 경영 합의를 전제로 한 '부담부 증여'였다는 입장인 반면, 윤 부회장 측은 윤 회장의 사퇴에 따른 경영 공백을 메우기 위한 조치였다는 입장으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소송 결과에 따라 향후 콜마그룹의 지분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업계에서도 이를 주목하는 모습이다. 현재 K뷰티 인기를 주도하고 있는 인디브랜드들은 대부분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등 제조자개발생산(ODM)·주문자상표부착(OEM) 업체들에 제품 생산과 개발을 맡기고 있다. 현재 경영권 분쟁에 따른 영향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지만, K뷰티의 부흥기에 들어선 만큼 시점이 아쉽다는 평이 잇따른다.

    K뷰티가 인기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오너가의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의사결정이 지연되거나 대외 신뢰도가 하락하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지배구조 문제는 콜마홀딩스가 가장 큰 영향을 받긴 하지만, 한국콜마도 자유로울 수는 없다"면서 "분쟁이 장기화되면 경쟁사인 코스맥스 대비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고 전했다. 

    실질적인 업무에는 큰 영향이 없는 만큼 현재의 우려가 너무 과도하다는 평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건들의 물량에 문제가 생기는 등 분쟁으로 인해 체감할 만한 문제는 아직 전혀 없다"면서 "앞으로의 향방을 지켜보긴 하겠지만 너무 초기다보니 지금으로선 업무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해 크게 신경쓰고 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한국콜마 등에 대한 집중도를 낮추려는 모습도 관측된다. 뷰티업계 빅3 자리를 노리고 있는 에이피알은 크게 화장품과 디바이스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이 중 디바이스는 생산부터 물류까지 독자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화장품은 ODM 업체에 위탁하고 있다. 에이피알은 한국콜마와의 관계도 이어나가고 있지만, 2021년 직접 투자한 이후 현재는 지분을 매각한 노디너리 등 ODM사와도 여전히 전략적인 협력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물론 한국콜마의 기술력이 좋은 것은 맞지만, 대기업이다보니 정해진 가이드라인이나 요구조건들로 인해 브랜드사들이 원하는 대로 진행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면서 "모든 브랜드사들이 한 곳과만 거래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러 작은 ODM 업체들을 찾아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우고 있는 구다이글로벌은 ODM사 등의 인수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콜마와의 동반성장을 추구하는 가운데, 업종은 달라도 유통사 'umma' 브랜드 확장에 집중하는 등 전반적으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