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 공모채로 유동성 방어…CGI홀딩스 FI 지분정리·자금보충약정 '압박'
입력 25.07.04 07:00
2년 만의 공모채…최대 1500억 발행 계획
1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 593억원…추가 현금 확보 필요
주관사 5곳·인수단 5곳…업황 부진에 미매각 불가피
  • CJ CGV가 신종자본증권에 이어 공모 회사채 발행을 통해 추가 현금 확보에 나섰다. 해외 자회사 CGI홀딩스의 주요 재무적투자자(FI)들이 지분 정리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만큼 여러 변수에 대응하기 위한 유동성 확보에 분주한 모습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 CGV(A-)는 1.5년물 500억원, 2년물 500억원 등 총 1000억원 규모로 공모채를 조달할 예정이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500억원까지 증액 한도를 열어뒀다. CJ CGV의 공모채 발행은 지난 2023년 12월 이후 2년 만이다.

    공모 희망 금리는 개별 민간채권평가사(민평) 평가금리 대비 -50~+5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한 이자율을 제시했다. 오는 7월 21일 발행을 목표로 한다. 수요예측일은 7월 11일 또는 14일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이번 공모채 발행을 두고 CGI홀딩스 FI들의 지분 정리에 따른 돌발 변수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자금 조달로 보고 있다.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 통합 법인 CGI홀딩스의 주요 FI들이 지분을 정리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기준 CJ CGV의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는 593억원으로 추가 현금 확보가 필요하다.

    FI인 미래에셋증권 PE본부와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9년 CGI홀딩스 지분 28.57%(3336억원)를 인수했다. 2023년 6월까지 홍콩 증시에 상장해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기대했으나,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업황 악화로 인해 무산된 바 있다. CJ CGV는 지난해 7월 FI들의 지분 중 일부를 매입해 투자금 중 일부인 1359억원을 돌려주기도 했다.

    현재 FI들은 CGI홀딩스 지분 17.58%에 대한 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Drag-Along Right) 행사를 검토 중이다. 오는 19일부터 행사가 가능하다. 만일 CJ CGV가 FI들이 보유한 지분을 모두 사들이는 콜옵션(투자 유치 지분 상환)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FI 측에 지분 매각 권한을 넘기게 된다.

    FI들의 재무적 부담도 CJ CGV가 지고 있는 상황이다. CJ CGV는 FI들의 지분 인수 과정에서 인수금융 대주단(Felix ACG. Co.,LTD.)에 대해 1319억원 규모 자금보충약정을 체결한 바 있다. 이는 채무자의 채무 상환 능력이 부족해질 경우 제3자가 자금을 보충해주는 약정을 의미한다. 만일 FI가 대주단에 대한 채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CJ CGV가 대여 형태로 자금을 지급해야 하는 구조다. 

    발행규모가 작지 않은만큼 주관사단과 인수단도 대형화했다.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이 주관사단에, 한화투자증권, BNK투자증권, 대신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등이 인수단에 이름을 올렸다. 총 10곳의 증권사가 CJ CGV의 자금조달을 위해 투입됐는데, 업황 부진에 따라 미매각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또 눈에 띄는 점은 미래에셋증권이 인수단에 등장했다는 점이다. 미래에셋그룹은 CGI홀딩스의 FI로 참여해 CJ CGV와 관련된 포트폴리오를 더 이상 추가하지 않은 바 있다. 지난 2022년 CJ CGV의 영구채 발행 과정에서 미매각 물량을 떠안은 이후, 지난 2023년 12월 진행된 CJ CGV의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주관사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이어 같은 해 6월 진행된 CJ CGV의 유상증자 주관사단과 지난해 3월과 올해 5월 신종자본증권 주관사단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번 신종자본증권이 수요예측에서 미매각된 여파"라며 "CJ CGV가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뿌린 후 선별적으로 증권사 10곳을 골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