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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4 회계법인(삼일, 삼정, 안진, 한영)이 연말 결산 시즌에 돌입했다. 매출 및 수익성 지표에 따라 파트너와 직원 성과급 지급이 결정되면서 법인별 분위기가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내부에서는 “같은 파트너라도 월급봉투 차이가 커지는 시기”라는 말이 나온다.
2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3월 결산을 마친 삼정 회계법인을 시작으로, 5월 결산인 안진, 6월 결산인 삼일과 한영이 순차적으로 결산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삼일은 이달 초 1차 결산을 마무리하고 성과급 규모를 확정할 예정이다. 이달 중으로 빅4 전체의 실적과 성과급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결산을 끝낸 삼정을 참고삼아 다른 법인들도 성과급 수준을 결정하는 분위기”라며 “올해 핵심 키워드는 ‘양극화’”라고 말했다.
삼정은 2024 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에 매출 8754억원을 기록했다. 부문별로는 ▲경영자문 4355억원 ▲회계감사 2842억원 ▲세무자문 1556억원 등으로, 경영자문 부문이 전년 대비4% 가량 성장하며 전체 매출을 끌어올렸다.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약 3% 증가했다.
그러나 당기순이익은 74억원으로, 직전연도(78억원)보다 다소 줄었다. 경영자문 수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고정비 증가와 수익성 저하가 겹치면서 성과급 재원 확보에 부담이 생겼다. 이에 따라 직원 성과급은 지급됐지만, 파트너 성과급은 대폭 삭감됐다는 후문이다.
삼일은 직전 회계연도 대비 5% 이상 매출 성장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에서는 수익성 역시 개선된 것으로 보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삼일은 올해에도 파트너·직원 모두에게 비교적 넉넉한 성과급을 지급할 계획이다.
특히 삼일은 단기 실적 배분에 그치지 않고, 일부 이익을 미래 투자 재원으로 축적할 방침이다. AI 기반 회계솔루션, 컨설팅 역량 강화 등 장기적 성장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한 삼일 관계자는 “지속적인 수익성 관리 노력이 이번 결산에 반영될 것”이라며 “1인당 수익성과 마진율 등에서 타 회계법인 대비 우위를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안진은 전년 수준의 매출과 수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실적이 정체된 만큼 성과급 지급 기준을 두고 내부 조율이 한창이다. 직원 중심으로 성과급이 배분될 가능성이 크고, 파트너 몫은 최소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영은 아직 결산을 마무리하지 않았지만 역성장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부 부문에서는 실적 감소가 뚜렷하고, 작년에는 성과급 논란으로 조직 내부의 동요가 컸다. 올해는 직원 성과급 지급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파트너 성과급은 사실상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빅4 내부에서는 '파트너라고 다 같은 파트너가 아니다'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흘러나오고 있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직원 성과급은 사실상 고정비 성격이라 감축이 어렵다 보니, 파트너 성과급에서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며 “같은 빅4 소속이어도 회계법인 간, 본부 간 수익성에 따라 보상 수준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빅4 회계법인의 성과급은 단순한 보상의 문제가 아니라 인재 유지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라며 "실적 양극화가 고착화될 경우, 내부 인력의 이동이나 ‘인재 쏠림’ 현상도 가속화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우려"라고 전했다.
매출·수익성 따라 파트너 희비 갈려
삼일 ‘함박웃음’ vs 한영 ‘역성장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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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07월 02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