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시네마-메가박스 합병 실사 막바지…우려커지는 CP·단기채 차환 리스크
입력 25.07.08 07:00
롯데컬처웍스 CP 2400억원, 메가박스중앙 전단채 1500억 조달
CP·전단채 의존도 높아…발행 끊길까 우려
"손익 개선·신규 투자 유치로 재무 건전성 확보할 것"
  • 국내 멀티플렉스 2, 3위인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의 합병을 위한 실사가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 시장에서는 두 회사의 차환 리스크 등 자금조달 여건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현재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는 기업어음(CP)을, 메가박스를 운영하는 메가박스중앙은 전자단기사채(전단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영업자금은 계속 필요한데, 의존도 높은 CP와 전단채 발행이 끊길까 봐 조심스럽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만일 펀딩 기간에 차환이 잘 안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최악의 경우 인수가 불발되는 등 돌발 악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차환 발행이 잘 이뤄져야 하는지를 봐야 한다"며 "인수자가 실사를 할 때도 유동성은 계속 유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롯데컬처웍스는 총 2400억원 규모 CP 조달을 마쳤다. 지난 한 해 연간 기준 CP 발행량이 4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했을 때 반년 새 6배나 발행 규모가 늘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강제상환옵션을 내걸고 100억원 규모 사모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연 5.6%의 높은 발행금리로 조달을 마쳤는데, 이후 단기 자금으로 시선을 돌렸다.

    메가박스중앙은 전단채를 적극적으로 발행하고 있다. 올해에만 총 1525억원어치 전단채를 찍었다. 또 메가박스의 경우 지난 5월 200억원, 6월 250억원 등 총 450억원 규모로 2년 만기 사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콜옵션이 부여된 옵션부사채로, 조달금리는 3.663%, 3.788%다.

    또 메가박스는 콘텐트리중앙과 중앙홀딩스 등 계열사로부터 직접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지원은 자금차입이나 채권매도 형식으로 이뤄졌다. 올해에만 ▲콘텐트리중앙 채권매도 1153억원 ▲콘텐트리중앙 자금차입 200억원 ▲중앙홀딩스 자금차입 730억원 등 총 9차례에 걸쳐 2083억원을 끌어왔다.

    재무건전성 관리 부담도 크다. 메가박스중앙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824.7%, 차입금의존도는 70.5%였고 롯데컬처웍스는 각각 1124.9%, 73.4%를 기록했다.

    특히 롯데컬처웍스는 신종자본증권 등 영구채 발행을 통해 자본잠식 상황을 피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컬처웍스의 순차입금 규모는 5424억원, 영구채 잔액은 3500억원으로 총 8924억원의 부담을 지고 있는 셈이다. 다만 같은 기간 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의 합병법인이 외부 자본유치를 본격화해 경영권 이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양사는 지난 5월 합병 MOU를 체결한 데 이어, 최근 UBS를 통해 전략적 투자자(SI)와 사모펀드(PEF)를 대상으로 투자 티저레터를 발송했다. 구체적인 합병안은 추후 논의에 따라 이뤄진다. 

    양사는 "손익 개선과 신규 투자 유치로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고, 경쟁 구도를 완화해 광고 영업과 영화관 운영에서 자체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각 사에서 확보한 지식재산권(IP)과 축적된 제작 노하우를 활용해 양질의 신규 콘텐트 투자를 강화하고, 개선된 수익을 시장 활성화를 위해 다각도로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