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암코, 역대 최대 규모 공모채 조달…NPL투자사 역할론 커졌다
입력 25.07.09 07:00
최대 6000억원 발행…단일 회차 기준 역대 규모
주관사 5곳·인수단 10곳…주주 구성 및 펀드 출자 이력 감안
"레버리지배율 상승 가능성도…모니터링 필요"
  • 연합자산관리(유암코)가 단일 회차 기준 역대 최대 규모로 공모 회사채 발행 계획을 세웠다. 유암코는 지난해에도 세 차례에 걸쳐 공모채를 찍는 등 시장성 조달에 적극적이다. 올해에도 부실채권(NPL) 매각 규모가 쏟아지는 만큼 유암코의 역할론이 부각되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유암코(AA)는 2년물 350억원, 3년물 1900억원, 5년물 750억원 등 총 3000억원 규모로 공모채를 조달할 예정이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6000억원까지 증액 한도를 열어뒀다.

    공모 희망 금리는 개별 민간채권평가사(민평) 평가금리 대비 -30~+3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한 이자율을 제시했다. 오는 22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오는 30일 발행을 목표로 한다. 

    눈길을 끄는 건 발행 한도를 최대 6000억원까지 열어둔 점이다. 이는 유암코의 단일 회차 기준 공모채 발행액 중 가장 큰 규모다.

    유암코는 NPL 전업투자사 중 최상위의 시장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3년(2022년~2024년)간 은행권 경쟁입찰 NPL 매입액 기준 시장점유율은 43.8%에 달한다. 올해 1분기에는 1조6657억원에 달하는 은행권 NPL 매물이 시장에 나왔다. 이중 유암코의 매입액은 약 5000억원으로, 38.3%를 차지하는 등 시장 내 존재감이 큰 상황이다. 통상 연말에 물량이 몰리는 점을 고려했을 때 올해 연간 기준 9조~10조원 수준으로 NPL 매각 물량이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 SK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부국증권 등 5곳이, 인수단으로는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하나증권, 한화투자증권, 삼성증권, 유진투자증권, DB증권, LS증권, 케이프투자증권 등 10곳이 이름을 올렸다. 총 15곳의 증권사가 참전했는데, 올해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주관사단 규모가 가장 크다.

    이는 유암코의 주주 구성과도 연관이 있다. 유암코는 지난 2009년 신한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 등이 공동 출자해 설립된 NPL 투자사다. 주주 구성상 은행지주 산하에 있는 증권사들은 인수단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 이외의 중소형 증권사들은 유암코가 조성한 NPL·CR(기업구조조정) 펀드에 출자한 이력이 있는 곳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번에 발행하는 자금은 만기 도래를 앞둔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등 차환에 사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암코는 올해에만 총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다. CP의 경우 ▲8월 1800억원 ▲9월 3300억원 ▲10월 3000억원 ▲11월 3300억원 등의 순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유암코의 1년 이내 만기도래 차입금 대비 투자자산 회수예상액은 110% 수준으로 유동성 대응력도 양호한 수준이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다른 NPL 투자사의 경우 회사채 발행 물량을 NPL 매입을 위한 자금으로 사용하고 있으나, 유암코의 경우 만기 자금 상환에 쓰고 있다"며 "기존에 발행한 CP 등 발행금리보다 대폭 낮은 수준에서 장기자금을 마련해 차환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AA급 신용등급의 우수한 신용등급과 더불어 NPL 시장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어 흥행 가능성도 높다. 직전 2월 발행에서 유암코는 총 2500억원 규모 모집에서 3조600억원의 수요를 확인했다. 지난해 세 차례 발행에서 모두 조 단위 주문을 확보받은 바 있다.

    다만 레버리지배율이 빠르게 상승한 점은 부담 요인이다. 유암코의 레버리지배율은 지난 2022년 말 2.0배에서 올해 3월 말 4.4배로 급증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신용등급 하향 변동 요인 중 하나로 레버리지배율 5배 초과를 조건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박광식 한기평 연구원은 "향후 NPL 시장 규모 확대와 더불어 (유암코의) 매입 규모 증가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부동산경기 부진 지속으로 NPL 자산의 회수가 지연될 경우 레버리지배율 상승이 계속될 수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