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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앵커에쿼티파트너스(이하 앵커PE)의 인력 이탈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창립 멤버가 회사를 떠나기로 한 데 이어 전무급 핵심 실무진의 퇴사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국내 투자 행보가 한동안 잠잠했던 앵커PE는 최근 다시 투자 시계를 돌리고 있지만, 핵심 인력 이탈이 계속되면서 포트폴리오 관리 등 운용 역량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5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앵커PE의 핵심 실무진으로 꼽히는 이규현 전무가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이 전무는 지난주 초 회사 측에 의사를 전달했으며, 정확한 퇴사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인회계사(CPA) 출신인 이 전무는 앵커PE 창립 멤버들과 함께 하우스의 ‘키맨’으로 불린다. 그는 2008년부터 딜로이트안진에서 M&A 자문을 담당했고, 2017년 10월부터 앵커PE에서 근무해왔다.
올 들어 앵커PE에서는 상무급을 포함한 핵심 실무진의 이탈이 잇따르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분기에는 유진석 상무가 퇴사했고, 이후 2분기에는 지민규 이사도 회사를 떠났다. 딜로이트안진과 글로벌 자산운용사 인터미디에이트캐피탈그룹(ICG) 출신인 유 상무는 2022년 6월부터, JP모건 출신인 지 이사는 2021년 5월부터 근무해 온 인물들이다.
앵커PE에서는 최근 임원급 핵심 멤버들의 이탈도 가속화하고 있다. 이번 달 초에는 창립 멤버인 위세욱 부대표가 퇴사 의사를 밝혔다. 위 부대표는 안상균 대표, 변성윤 대표와 함께 2012년 앵커PE를 설립했으며, 이후 핵심 국내 투자들을 이끌어왔다. 그는 올 초 건강상의 이유로 한 차례 휴직했다가 최종적으로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
투자 및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주요 실무진의 연이은 이탈로, 앵커PE의 투자 역량과 포트폴리오 관리 여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에도 상무·부장급 주요 실무진 약 5명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다수는 글로벌 PEF 등 동종 업계나 국내 기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앵커PE의 연쇄 퇴사는 투자 성과 부진과 더불어 포트폴리오 관리 등 주요 업무의 강도, 수직적인 조직 문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앵커PE는 유동성이 풍부하던 시기에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선 하우스다. 소수 지분 투자로 시작해 일정 기간 후 바이아웃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폐기물 업체나 헬스밸런스 등은 첫 투자부터 바이아웃을 단행했지만, 투썸플레이스·이투스·메타엠 등은 소수 지분 투자를 거쳐 경영권을 확보했다.
2016년과 2020년에는 카카오게임즈(당시 각각 포도트리, 카카오M), 2018년에는 라인게임즈에 투자했고, 2021년 프레시지의 경영권을 확보한 뒤 마켓컬리·두나무·카카오게임즈 등에 추가 투자했다. 이후 글로벌 IPO 시장이 냉각되면서 플랫폼 및 IT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투자 당시보다 하락해 투자금 회수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
한편 앵커PE는 멈췄던 국내 투자 시계를 다시 돌리고 있다. 드라이파우더(미소진 투자금)가 남아 있어 이를 소진하기 위해 국내 시장 매물을 적극 검토 중이다. 최근 변압기 제조업체 국제전기를 인수하고, SK네트웍스로부터 SK일렉링크 지분 일부를 사들여 경영권을 확보했다.
현재는 본입찰을 앞둔 애경산업 인수전에도 뛰어들어 숏리스트에 올랐다. 출자자(LP)들의 압박으로 펀드 자금 소진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다만 실무진 이탈이 이어지면서 업계에선 추가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더라도 관리 역량이 뒷받침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앵커PE에 직원 퇴사와 관련된 사실을 확인 요청했지만 회사 측은 답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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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07월 15일 14:25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