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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을 대상으로 한 출자사업이 비교적 잠잠한 반면 3000억~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는 중형급 PEF 운용사들은 펀드레이징으로 바쁜 여름을 보내고 있다. 이들을 타깃으로 삼은 새마을금고, 신협중앙회는 올해도 중형급 출자 사업을 이어가며 시장내 영향력을 점점 확대해나가고 있다.
신협중앙회(이하 신협)는 지난 14일 PEF 출자 공고를 내고 추석 연휴 전인 오는 9월까지 위탁운용사를 선정한다고 밝혔다. 출자 대상은 바이아웃, 그로쓰, 크레딧 투자 등을 전략으로 삼는 운용사다. 신협은 펀드 조성 규모를 최소 3500억원 이상을 목표로 하지만, 총 운용규모(AUM)를 8000억~2조원인 운용사로 지원 대상을 제한했다. 사실상 4000억~5000억원 정도의 중형급 펀드 조성을 목표로 하는 비교적 업력이 길지 않은 운용사들이 지원 대상으로 파악된다.
신협은 개별 운용사당 500억원을 출자한다는 계획이다. 총 출자 규모가 다소 유연한 점을 고려해 중형급 운용사들의 관심이 상당히 높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신협의 이번 출자 전략은 앵커출자자(메인 출자자)가 아닌 타 기관으로부터 출자확약서(LOC)를 받은 기관들에 펀드 매칭용 자금을 대는 것이다. 다른 기관들로부터 한 차례 검증 과정을 거친 운용사를 대상으로 출자하면서 상대적으로 펀드 결성 안정성에 주안점을 두겠단 취지로 풀이된다.
국내 한 PEF운용사 대표급 관계자는 "신협의 출자 사업은 소위 '메이저'급 운용사를 대상으로 한다기보단 비교적 업력이 길지 않은 운용사들 상대로 한다"며 "펀드레이징이 목마른 중소·중견 PEF들의 관심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평가했다.
신협의 출자사업은 새마을금고의 사업 전략과 유사하다. 비교적 많은 수의 중소형 운용사를 선정해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M&A 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키워나가는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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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프로젝트펀드 출자 과정에서 비위가 드러나 한동안 주춤했던 새마을금고 역시 최근 블라인드펀드 출자 사업을 시작하며 운용사들에 자금줄 역할을 재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최근 PE 부문에서 10곳의 위탁운용사를 선정해 실사를 진행중이다. 조만간 최종 확정해 개별 운용사 별로 300억~500억원씩 총 4400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새마을금고 역시 운용사들의 최종 펀드 결성 규모의 상한을 5000억원으로 규정하면서 대형사들의 참여는 애초부터 제한됐다. 새마을금고의 출자사업에선 신협과 달리 운용사의 LOC 제출 의무가 없었다.
새마을금고가 선정한 총 10곳의 운용사들 중 상당수는 올해 중순 진행된 신협중앙회의 소형PE 대상 출자사업에서도 대거 이름을 올린 바 있다. KCGI와 KY프라이빗에쿼티, 헬리오스프라이빗에쿼티 등은 신협과 새마을금고 모두 위탁운용사로 선정됐다.
최근 우리나라 M&A 시장에선 조(兆) 단위 거래가 굉장히 뜸해졌다. 대기업발 낙수 효과를 점점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형 펀드를 굴리는 운용사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조단위 이상의 펀드를 결성하는 토종 운용사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는데, 올해부턴 드라이파우더(미소진 펀드 잔액) 소진에 대한 이슈가 수면 위로 부상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같은 배경을 고려하면 투자 실적을 비교적 어렵지 않게 쌓을 수 있는 중형PEF를 주요 타깃으로 한 신협과 새마을금고 등의 움직임은 현 시점에서 유효한 전략이란 평가를 받기도 한다.
PEF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M&A 시장이 크게 위축하기 시작한 올해부턴 대형 운용사들의 펀딩 경쟁 보다는 소진 경쟁이 훨씬 치열해 질 것으로 본다"며 "미들급 M&A는 그나마 투자 시장에서 거래가 활발한 편이기 때문에 중형급 운용사들은 비교적 빠르게 펀드를 결성하고 투자 집행까지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형 M&A 시들해지고 미들급 거래는 증가
운용사 AUM 제한해 대형사 배제하는 신협
새마을금고도 중형급 PE 유동성 공급 재개
운용사 AUM 제한해 대형사 배제하는 신협
새마을금고도 중형급 PE 유동성 공급 재개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07월 15일 14:09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