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동선이 론칭한 '파이브가이즈', 韓 진출 2년만에 매각 추진
입력 25.07.17 07:00
삼일회계법인 통해 원매자 물색ㆍ인수의사 물어
김동선 부사장 첫 신사업 성과지만 벌써 매각
매물 넘치고, 성장세도 꺾여 인수자 찾기 '난항' 전망도
  • 한화그룹이 미국 수제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Five Guys)'의 한국 경영권 매각을 추진한다. 

    파이브가이즈는 한화그룹 오너가 3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미래비전총괄)의 브랜드 도입을 위한 기획단계부터 계약 체결까지 주도한 사실상 첫 신사업 작품으로 꼽히는데, 한국시장에 론칭한지 불과 2년만에 매물로 등장하게 됐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현재 파이브가이즈의 원매자를 물색중이다. 최근까지도 삼일회계법인을 다수의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접촉하고 인수의사를 문의했다. 

    파이브가이즈는 지난 2023년 6월 우리나라에 진출했다. 한화갤러리아는 미국 본사의 '해외사업 전개 시 해당국가에 운영전문회사를 설립해야한다'는 원칙에 따라 100% 자회사인 에프지코리아(FG Korea Inc.)를 설립해 파이브가이즈를 운영해 왔다. 현재는 1호점인 강남점을 포함해 고속터미널, 광교, 서울역, 압구정, 판교 그리고 다음주에 오픈하는 용산점까지 총 8곳의 매장을 운영중이다.

    에프지코리아는 설립 첫 해 약 10억원의 매출과 1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매출액 465억원, 영업이익 약 34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사업의 빠른 성장과는 달리 모회사 및 계열회사의 자금이 지속적으로 투입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 12월(50억원), 올해 5월(20억원) 등 두 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총 70억원을 에프지코리아에 추가로 투입했다. 에프지코리아는 이달 14일  신규 지점 설립과 운영자금 사용을 위해 계열회사인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로부터 40억원을 차입하기도 했다.

    사실 에프지코리아의 모회사 한화갤러리아의 재무 사정은 양호한 편이 아니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 연결기준 약 54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영업이익은 약 31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순손실은 약 188억원에 달했다. 올해 1분기 역시 순손실을 지속하며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 파이브가이즈 매각은 한화갤러리아가 신사업 보단 본업에 좀 더 집중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앞으론 막대한 로열티를 지급하는 외부 브랜드 사업 대신 직접 브랜드를 개발해 론칭하는 전략으로 선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국 시장에 열풍이 불었던 프리미엄버거 시장의 성장세가 완벽하게 꺾이기 전, 그나마 파이브가이즈가 확장세를 보이고 있는 시점에 경영권을 매각하겠단 의도로도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원매자를 찾는 것은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외국계 IB 한 관계자는 "돈을 잘 버는 프랜차이즈도 인수자를 찾지 못해서 난리인데, 이제 갓 시장에 진출해 꾸준히 확장해나가야 하는 브랜드의 인수자를 찾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프리미엄 버거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떨어진 시기이기 때문에 선뜻 나설 원매자가 있을진 미지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