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법 개정이 이뤄지면서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핵심 쟁점은 ‘경영권 프리미엄’이다. 그간 대주주에게만 과도하게 책정되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소액주주와의 이해상충 문제로 번졌고, 이번 상법 개정으로 소액주주 보호 장치가 강화되면서 법적 분쟁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그 중심에 최근 매각설이 불거진 더존비즈온이 서있다는 지적이다. 상장사인데다 대주주 지분율이 비교적 낮고, 소액주주 비율이 높다는 점에서 '경영권 프리미엄 소액주주 공유'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16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김용우 더존비즈온 회장이 보유한 지분 21.51%의 경영권 매각 가능성이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다. 복수의 글로벌 사모펀드(PEF)가 인수를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회장 측은 주당 상당한 수준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매각가를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존비즈온 주가는 매각설이 나오기 전 약 5~6만원 수준이었다. 더존비즈온 매각설이 알려진 직후, 주가는 8만원대까지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소액주주에게도 경영권 프리미엄이 일부 반영된 가격으로 공개매수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한다.
이에 대해 더존비즈온 측은 “대주주가 투자자로부터 제안을 받은 것은 사실이나,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번 매각에 걸림돌로 경영권 프리미엄이 거론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 들어서 진행된 상법 개정의 핵심은 이사의 충실의무 조항 도입이다. 개정안은 이사는 회사와 모든 주주의 이익을 위해 성실하게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명시해, 대주주 위주의 의사결정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따라서 더존비즈온 매각 과정에서 대주주에게만 높은 수준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부여될 경우, 소액주주들이 이사회를 상대로 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단순한 지분 거래를 넘어 법적 책임 논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M&A 시장 전반에 중요한 선례가 될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대주주에게만 주고 인수하는 방식이 통용되었지만, 이제는 이사회가 소액주주의 이익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공개매수에서 보다 투명한 절차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2대 주주인 신한투자증권(지분율 10.24%)도 대주주와 같은 경영권 프리미엄에 지분을 팔 경우 소액주주들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정 주주 지분만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고 매각하는 것에 대해 주주소송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최대주주 지분만 별도로 매각될 경우, 이사회 책임 문제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대주주에게는 높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소액주주에게는 소폭의 프리미엄만 제공하는 ‘차등 프리미엄 구조’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이를 통해 주당 인수단가를 낮추는 방식인데, 법조계에선 이 또한 향후 소송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VIG파트너스가 의료기기 업체 비올을 인수할 당시, 소액주주에게도 대주주와 동일한 수준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공했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는 개정 상법 취지를 반영한 선례로 평가받는다.
법조계 관계자는 “더존비즈온 매각에서 대주주와 소액주주 간 프리미엄 차별이 발생한다면, 이번 상법 개정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결국 해당 매각이 성사되기 위해선, 최대주주가 일정부분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기하던지 아니면 공개매수에 나설 경우 소액주주에게도 동등한 프리미엄을 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M&A업계 관계자는 ”매각이 성사되기 위해선 최대주주가 양보하던지 아니면 인수후보가 소액주주를 배려한 더 높은 주당 인수가를 감당해야 한다“라며 ”현재 거론되는 경영권 프리미엄 수준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어느쪽도 양보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더존비즈온, 대주주 지분 매각 가능성 부상
상법 개정에 따른 소액주주 권리 강화 움직임 속
대주주만 가져가는 높은 경영권 프리미엄 도마위 올라
소액주주들, 공개매수 시 대주주와 똑같은 프리미엄 요구할 듯
상법 개정에 따른 소액주주 권리 강화 움직임 속
대주주만 가져가는 높은 경영권 프리미엄 도마위 올라
소액주주들, 공개매수 시 대주주와 똑같은 프리미엄 요구할 듯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07월 16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