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플러스·메테우스·이지스…쏟아지는 부동산 운용사 매물에 기웃거리는 투자자들
입력 25.07.22 07:00
기업들 라이선스·사업장·인력 검토 중
IPO 준비 중인 홈즈컴퍼니도 '잠재 타깃'
프로젝트 리츠 대비 운용사 비히클 활용
  • 내년부터 프로젝트리츠 제도가 본격 시행되면서 부동산 자산운용사 인수전에 미묘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제도 변화와 함께 업계 전반이 시행→운용→관리로 이어지는 종합 밸류체인 구축을 검토하면서, 시장에는 운용사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물론 막상 사려는 곳은 많지 않다. '라이선스' 자체는 매력이지만, 내부를 살펴보면 정작 실속 있는 사업은 드물기 때문이다.

    이달 재입찰에 나선 엠플러스자산운용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원매자를 물색해왔던 엠플러스자산운용은 군인공제회가 최대주주로, 부동산 특화 하우스 중에서도 안정적인 투자자(LP)를 확보하고 있다는 이점이 있다. 다만 원매자들과의 가격 이견으로 한 차례 매각이 무산된 뒤, 이달 중순 다시 재입찰에 돌입했다.

    초기 인수전에 참여했던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키스톤PE)와 웨일인베스트먼트는 빠졌고, 에이펙스자산운용 등 10여 곳이 인수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펙스자산운용은 과거 KB증권 부동산본부 출신들이 만든 부동산 투자 전문사다. 디벨로퍼 시티코어도 다시 재입찰에 참여했다.

    엠플러스자산운용의 희망 매각가는 경영권 지분(50%+1주) 수준에 225억원 규모다. 매도자인 군인공제회 측은 IRR(내부수익률) 7%의 복리 조건으로 잔여 지분을 되사주는 풋옵션을 요구하고 있다.

    엠플러스 외에도 국내 부동산 업계 1위 이지스자산운용, 물류센터 위주의 대형 딜을 여러 건 성사시킨 메테우스자산운용, 무궁화신탁이 소유하는 케이리츠투자운용 등이 매물로 나와 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이지스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매물은 부동산 운용 실적이 부족하거나 GP(운용사)로서의 트랙레코드가 명확하지 않은 곳들이 많다"며 "내년부터 프로젝트리츠 시행을 앞두고 관련 라이선스를 확보하려는 목적에서 '혹시 모르니 하나 사둘까' 하는 접근이 많아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운용업계 관계자도 "PF 사업 구조가 PFV(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에서 리츠로 바뀌는 시점에 대비해 장기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는 기업들의 탐색전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운용사 설립이나 인수를 검토하는 대기업들도 늘고 있다. 건설·중공업 기반의 호반그룹, 도시정비에서 강점을 가진 GS그룹은 물론, 섬유·케미컬 사업 중심의 태광그룹도 국내 부동산 운용사 매물이 나올 때마다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근당그룹은 이미 실행에 옮겼다. 창업주 이장한 회장의 세 자녀는 지난 2월 이오스자산운용을 공동 인수했다. 소규모 하우스지만, 부동산 투자자문과 M&A 주선 등 업무 범위를 보유하고 있다. 종근당이 최근 프리미엄 요양원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실버타운·케어시설 개발을 위해 운용사 비히클을 적극 활용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상장(IPO)을 앞둔 부동산 스타트업도 잠재적 인수 타깃으로 떠오른다. 코리빙 전문 프롭테크 스타트업 홈즈컴퍼니는 최근 시리즈C 투자유치를 마무리했다. 일본 자산운용사 프로피츠(PROFITZ) 등 전략적 투자자(SI)를 유치한 데 이어, 내년부터는 프로젝트 리츠를 활용한 신규 자산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기업가치 2000억원 규모의 IPO를 노리는 홈즈컴퍼니를 두고 일부 기업들은 인수 가능성을 타진 중인 상황이다. 

    다만 부동산 업계에서는 실제 인수까지 이어지는 거래는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프로젝트리츠 제도 시행을 앞두고 전략적으로 라이선스 확보와 사업장 점검 차원에서 검토가 활발한 반면, 내부 사업 환경과 성장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상존해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운용사 IM(투자설명서)을 받아보는 회사들은 대부분 내년 이후 굵직한 프로젝트 리츠 개발을 준비하려는 곳들"이라며 "당장 본격적인 개발과 투자가 쉽지 않은 만큼, 올해는 준비 단계에 그치고 내년부터 구체적인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