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복상장 논란으로 SK엔무브가 상장을 철회한 이후, LS에식스솔루션즈가 사실상 첫 '대기업 상장 타자'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LS그룹이 중복상장 논란에 정면 돌파 의지를 보이는 가운데, 다른 상장 예정사들과 증권가도 에식스솔루션즈의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SK엔무브 철회 이후 코스피 상장을 준비 중인 대기업 계열사들과 주관사들은 일제히 신중한 기류로 돌아섰다. 한국거래소가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인 만큼, 시장에선 자연스레 '첫 타자'가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업계에선 LS에식스솔루션즈가 가장 앞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S그룹이 상장 우선순위를 에식스솔루션즈로 조정한 데다, 한화에너지와 SK계열사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상황이라 에식스솔루션즈가 가장 먼저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한화에너지는 주관사 선정 후 준비를 멈췄고, SK플라즈마 역시 주관사 선정 단계에서 속도를 늦췄다.
LS그룹은 애초 이링크, 이브이코리아, 에식스솔루션즈 순으로 IPO를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순서를 바꿔 에식스솔루션즈를 먼저 상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식스솔루션즈는 지난 2월 RFP를 배포하고, 3월 주관사를 선정했다.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공동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다.
에식스솔루션즈는 프리IPO도 마친 상태다. 올해 1월 LS는 미국 자회사인 에식스솔루션즈가 미래에셋-KCGI컨소시엄으로부터 약 2억달러(약 29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지분 약 20%가 투자 대상이었고, 이를 기준으로 산출한 상장 전 시가총액은 약 10억달러(약 1조4500억원)다. 프리IPO에는 베인캐피탈, 골드만삭스, IMM 등 대형 투자자들도 참여하며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에식스솔루션즈는 미국 전선 계열사 인수법인으로, LS그룹의 직접 출자 자회사가 아니다. 이 점에서 중복상장 시비를 피할 수 있다는 평가가 증권가에서 나온다. 증권가에선 거래소가 마련 중인 가이드라인에도 에식스솔루션즈는 해당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다. LS그룹 내부에서도 에식스솔루션즈 상장에 대한 의지가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LS가 그룹 차원에서 중복상장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고, 특히 에식스솔루션즈는 반드시 상장시키겠다는 입장이 확고하다"며 "파워솔루션(구 KOC전기) 등은 내년에 추진할 예정이라 당장은 에식스솔루션즈가 먼저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현재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이다.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일한 사업 영역에 있거나 매출 비중이 중첩될 경우 상장 제동이 걸릴 수 있지만, 미국 법인인 에식스솔루션즈는 사업 모델상 중복 기준에 해당할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지배구조로 보면 에식스솔루션즈는 LS그룹 내 전선 사업에서도 독립적인 법인격과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며 "중복상장 기준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상장을 준비 중인 그룹들과 주관사들도 LS에식스솔루션즈가 선례가 되어주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SK엔무브처럼 물적분할 후 상장이라는 명확한 쪼개기 상장이 아닌 회사가 성공적으로 상장을 해야 '중복상장'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잡힐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시장 상황과 거래소의 가이드라인이 아직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첫 타자'의 성공 여부가 중요하다"며 "지금 다들 LS에식스솔루션즈가 어떻게 상장까지 이어지는지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SK엔무브 철회 후 '첫 타자' 주목... 에식스솔루션즈 유력
프리IPO 밸류 1.5조 확보, 미래에셋·한투 등 주관사 선정
LS그룹, 이링크·이브이코리아 제치고 상장 순번 조정
"에식스솔루션즈 잘 돼야"… 상장 대기 기업들 '주시'
프리IPO 밸류 1.5조 확보, 미래에셋·한투 등 주관사 선정
LS그룹, 이링크·이브이코리아 제치고 상장 순번 조정
"에식스솔루션즈 잘 돼야"… 상장 대기 기업들 '주시'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07월 20일 07:00 게재